좋은글 좋은시 524

살아라 친구여 / 김재진

살아라 친구여 - 김 재진 오래오래 힘든 이 세상도 살아라 친구여 참담히 눈물 마른 들판 질러 강인 듯 기적소리 하나 흘러가고 서른을 넘겨버린 빈 날들 모아 쭉정이처럼 후후 날리며 살아라 친구여 살아라 친구여 죽자고 일하던 사람들 돌아와 새벽을 기다리던 어둠 속에서 새벽이 오면 무엇하랴 풀 끝에 맺힐 이슬 아예 시들고 굴러서 깨어질 빛의 파편만 남은 일의 무게에 눌려 눈 시린데 희망을 만드는 것은 손쉬워라. 만들었다 지우는 아기처럼 금세 지울 죽음이나 떠올리며 가만히 불러보는 세상이여 오래오래 놓치고 싶지 않은 이름처럼 서른 넘겨 견디어 온 이 세상이여 캄캄한 부름으로 살아라 친구여 살아라 친구여

좋은글 좋은시 2022.03.19

이름 뒤에 숨은 것들 / 최광임

이름 뒤에 숨은 것들 / 최광임 그러므로 너와의 만남에는 목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헤어짐에도 제목이 없다 오다가다 만난 것들끼리는 오던 길 가던 길로 그냥 가면 된다, 그래야만 비로소 너와 나 들꽃이 되는 것이다 달이 부푼 가을 들판을 가로질러 가면 구절초밭 꽃잎들 제 스스로 삭이는 밤은 또 얼마나 깊은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서로 묻지 않으며 다만 그곳에 났으므로 그곳에 있을 뿐, 다행이다 내가 한 계절 끝머리에 핀 꽃이었다면 너 또한 그 모퉁이 핀 꽃이었거늘 그러므로 제목없음은 다행한 일이다 사람만이 제목을 붙이고 제목을 쓰고, 죽음 직전까지 제목 안에서 필사적이다 꽃은 달이 기우는 뜻을 헤아리지 않는다, 만약 인간의 제목들처럼 집요하였더라면 지금쯤 이 밤이 휘영청 서러운 까닭을 알겠는가 꽃대궁..

좋은글 좋은시 2022.02.06

아인슈타인의 겸손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고 과학적 사고에 혁명을 일으킨 천재 아인슈타인은 평소에 겸손했는데 그는 대자연 앞에서 자신은 미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어느 날 한 제자가 아인슈타인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그 많은 학문과 지식은 어디에서 옵니까?" 그러자 아인슈타인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실험기구에 있던 물에 손가락을 적신 뒤 한 방울의 물을 톡 떨어뜨리며 말했습니다. "나의 학문을 바다에 비유한다면 이 한 방울의 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가진 것을 뽐내기 위해 머리를 꼿꼿이 세우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칠 위험이 커집니다. 그래서 슬기로운 사람은 겸손하여 말을 삼가고, 꼭 필요한 경우에 그 지혜를 발휘합니다. # 오늘의 명언 겸손을 배우려 하지 않는 자는 아..

좋은글 좋은시 2022.01.29

내 탓이오

살면서 내 마음이 메마르고 외롭고 부정적인 일로 인해서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나는 늘 다른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을 탓하면서 나를 위로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늘에서야 내 마음속 깊이 사랑이라는 씨앗 하나를 떨어뜨려 봅니다. 나쁜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누구를 먼저 탓했나요? 그래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그저 내 마음에 '미움'만 쌓일 뿐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만 더 힘들어지게 할 뿐입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땐, '덕분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땐, '괜히 저 때문에'라는 말로 시작한다면 작지만 따뜻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과거의 탓, 남의 탓이라는 생각을 버릴 때 인생은 호전한다. ..

좋은글 좋은시 2022.01.29

개리 채프먼의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매일 서로를 증오하고 싸우고 의견이 다르면서 억지로 맞춰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아마 결혼을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힘들게 결혼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닌 사람은 단호하게 끊어내야 한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랑 결혼할 바에 결혼은 안 하는 게 낫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서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정말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꼭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 커다란 행복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결혼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결혼한 사람들 중 40%가 ‘아주 행복하다’고 한 반면,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 중 이와 같이 응답한 사람은 23%였다. 이것은 심리..

좋은글 좋은시 2021.12.23

11월 / 나희덕

​ ​ 바람은 마지막 잎새마저 뜯어 달아난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 나무는 눈물 흘리며 감사한다 ​ 길가의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간다 희미한 햇살이라도 잠시 들면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 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 ​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모든 것은 겨울을 이길 만한 눈동자들이다 ​

좋은글 좋은시 202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