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 김정섭 이슬 / 김정섭 간밤에 어느 누가 울음을 울어놓고 가시는가요. 늦은 밤 찾아와 차마차마 문 두드리지 못 하옵고 풀잎마다 저리도 말알갛게 눈물만 맺혀놓고 가시는가요. 혼자서만 서럽다가 서럽다가 가시는가요. 좋은글 좋은시 2018.09.09
갈대 / 신경림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날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 좋은글 좋은시 2018.09.02
가을이 오고 있다 / 한병준 가을이 오고 있다 / 한병준 노곤하게 데우고 살아온 여름이었습니다 사는 게 그런 거라고 부글부글 끓어 넘칠 일도 있는 거라고 보이는 만큼씩 길을 내며 살아가는 거리고 알 게 모르게 즐기고 살았지요, 하지만 누가 안개 같은 한숨이 끈이지 않게 나오리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곧 말.. 좋은글 좋은시 2018.08.19
노을에게 / 허윤정 노을에게 / 허윤정 바람은 꽃도 피워 주며 사랑의 애무도 아낌없이 하였다 잠시잠깐 떨어져 있어도 살 수 없다던 너 작은 일에도 토라져 버린다 이렇게 해지는 오후면 노을은 후회처럼 번지고 새들은 슬픈 노래로 자기 짝을 찾는다 이대로 영원일 수 없다면 우리 어떻게 이별할 수 있을까.. 좋은글 좋은시 2018.08.04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 샤를 드 푸코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 샤를 드 푸코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보다 인간 자신이 먼저임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 뿐입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 좋은글 좋은시 2018.08.04
우리 살아가는 동안에 / 윤영초 우리 살아가는 동안에 / 윤영초 걸어온 길 뒤돌아 상념에 젖고 후회아닌 후회처럼 가슴에 남은 아쉬움 걸어간 발자국 마다 기쁨만 있지는 않았다 때로는 힘겨움에 눈물로 가슴에 멍울지게 하고 바로 걷지 못해 돌아가는 길을 택해야 했던 그런날도 있었다 우리 살아가는 동안 하나씩 잃.. 좋은글 좋은시 2018.07.22
잠시 머무는 세상에서 / 신혜림 잠시 머무는 세상에서 / 신혜림 바람이 앉았던 자리마다 마른 갈대 몸부림친다 삶의 무게를 덜어내려고 투명한 마음으로 비워 냈거늘 아프게 하지 마라 수많은 인연도 메아리만 남기며 돌아서고 이제는 긴 기다림으로 서있는 자리 그래도 반짝이는 그리움 있다면 아름다운 이별로 기억.. 좋은글 좋은시 2018.07.22
건강한 슬픔 / 강연호 건강한 슬픔 / 강연호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라는 안부를 건넬 틈도 없이 그녀는 문득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그저 침묵했다 한때 그녀가 꿈꾸었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나도 그때 한 여자를 원했었다 그녀는 아니었다 그 정도 아는 사이였던 그녀와 나는 그 정도 사이.. 좋은글 좋은시 2018.07.18
바람이 왔을 길을 따라 / 오광수 바람이 왔을 길을 따라 / 오광수 내 영혼을 가만히 손잡고서 눈에 보이는 저 산을 저리도 곱게 물들이고 왔을 바람이 온 길로 가보렵니다 급하지도 않게 모나지도 않게 어쩜 저리도 조화롭게 고움들로 채우고 왔는지 빨감은 빨감 대로 적당하게 노람은 노람 대로 질서있게 전혀 눈에 거슬.. 좋은글 좋은시 2018.07.15
빈 손 / 허윤정 빈 손 / 허윤정 하늘은 먼 강물 구름이사 일었다 사라지고 눈빛 가득 슬픔을 담고 노을은 꽃빛으로 물들었다 상실의 아픔이 싫거든 소유를 하지 마라 어데서 왔는지 새 한 마리 날아와 창가에서 울고 있다 무엇을 아끼랴만 줄 것도 없는 빈 손 그대여 빈 손으로 왔다가 그 손마저 버리고 .. 좋은글 좋은시 2018.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