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725

좋은 사랑이 되고 싶다 / 유인숙

좋은 사랑이 되고 싶다 / 유인숙 아,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메어야 할 짐이 있다면 찡그린 얼굴로 돌아서거나 버거워하지 않는 삶 하찮은 것조차 기뻐하는 삶이고 싶다 한순간이라도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고 때로는 그 삶의 무게만큼 기울어져 힘이 들어도 나에게 주어진 몫이거니 기꺼운 마음으로 순응하고 싶다 사랑을 가슴으로 품고 주고 또 주어도 달라하지 않는 소망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그의 눈빛을 보며 기다릴 줄 아는 자가 되고 싶다 슬픔도 안으로 끌어안고 기쁨도 가슴에 담을 줄 아는 그래서 행복하다고 노래할 줄 아는 가장 소중한 사람의 참 좋은 사랑이 되고 싶다

사랑 그리움 2022.05.12

먼 곳에 있어도 / 이성진

먼 곳에 있어도 / 이성진 멀리 있다고 슬퍼말아요 아주 먼 곳이라도 함께하는 마음만 있다면 당신과 나는 아주 가까이에 있답니다 보고 싶어 자꾸 눈시울에 눈물이 적실 때에는 눈을 감고 살며시 떠올리세요 아무리 멀고 험한 곳에 있어도 당신 가슴속에 맺혀진 사랑을 믿고 있다면 살며시 미소 지으며 사랑 한다 속삭이는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답니다

사랑 그리움 2022.05.10

사랑으로 산다는 것은 / 홍수희

사랑으로 산다는 것은 / 홍수희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부디 오해하려 하지 말고 물음 홀로 거기 두라고 했네 상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부디 상처에 흉터를 덧내지 말고 싸늘함 홀로 거기 두라고 했네 아픔이나 고통이나 슬픔이나 충분한 시간이 흐른 후에는 그 옹이가 나를 받쳐 세웠음을 알리라 했네 그러니 너와 나의 아린 상처 속에 진주가 자라고 있음을 믿어달라고 했네 그렇게 너를 나를 우리를 기다려달라고 했네 사랑이

사랑 그리움 2022.05.05

7초간의 포옹 1 / 신현림

7초간의 포옹 1 / 신현림 너무나 고달프게 그리워한 눈 너무나 고달프게 달려온 밤 너무나 고달파서 낡은 손을 내봐요 손을 잡으면 슬픈 사람이 금세 안정을 찾는다죠 따스히 손잡는 일은 세상이 넓어 보이는 일이었어요 살아서 할 일은 힘든 손 잡고 안아 주는 일임을 알았어요 당신을 안으면 힘이 나시겠죠 더 넓어 보이는 하늘 빨개지는 당신 손 7초간의 포옹 2 사람의 몸은 참 따뜻해 7초간 포옹했을 뿐인데 비 그친 후의 태양처럼 향기롭지 사람끼리 닿으면 참 많은 것을 낫게 해 상처가 낫고 슬픔이 가라앉고 외로운 눈동자가 달콤한 이슬비에 젖지 닿고 싶어, 낫고 싶어 온통 기쁨을 낳고 싶어 당신과의 가슴 뭉클한 7초간의 포옹

사랑 그리움 2022.05.05

외로운 사랑 / 이성선

외로운 사랑 / 이성선 나는 다른 시인이 될 수 없음을 안다. 풀잎과 마주앉아서 서로 마음 비추고 남들은 들을 수 없는 그런 이야기로 함께 꿈꾸며 별을 바라 밤을 지새는 시인이면 족하여라. 그것만으로 세상을 사랑한다. 그와 내가 둘이서 눈동자와 귀를 서로의 가슴에 묻고 사랑의 뿌리까지 영롱히 빛내며 저 하늘 우주의 울림을 들으면 된다. 세상의 신비를 들으면 된다. 그의 떨림으로 나의 존재가 떨리는 그의 눈빛 속에 내가 꽃 피어나는 그것밖에는 더 소용이 없다. 그렇게 별까지 가면 된다.

사랑 그리움 2022.05.03

기다리는 사람 / 김재진

기다리는 사람 / 김재진 설령 네가 오지 않는다 해도 기다림 하나로 만족할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묵묵히 쳐다보며 마음속에 넣어둔 네 웃는 얼굴 거울처럼 한 번씩 비춰볼 수 있다 기다리는 동안 함께 있던 저무는 해를 눈속에 가득히 담아둘 수 있다 세상에 와서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것 알고 보면 다 기다림이다 기다림의 다른 이름이다 기다리는 동안 따뜻했던 내 마음을 너에게 주고 싶다 내 마음 가져가 네 마음을 눈 녹듯 따뜻하게 녹여주고 싶다 삶에 지친 네 시린 손 잡아 주고 싶다 쉬고 싶을 때 언제라도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기다림으로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고 싶다

사랑 그리움 2022.04.26

봄이면 바람둥이가 됩니다 / 임은숙​

봄이면 바람둥이가 됩니다 / 임은숙 ​ ​개나리 노란 미소에 발목 잡혀 어쩔 줄 모르다 이내 연분홍 벚꽃을 곁눈질하며 진달래 고운 자태에 침 흘린다 ​ 하늘 땅 천지 온통 향기, 향기다 ​ 여기저기 킁킁대다 종내는 짙은 라이라크 향기에 빠져든다 ​ 바람의 소맷자락 부여잡은 깃털 같은 마음과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걸탐스런 눈빛 ​ 모두를 내 안에 가두고 싶은 고스란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분출구를 찾는 바람둥이 욕구 ​ 부르지 마오 꽃이 질까 임이 떠날까 두려우니 그대 나를 부르지 마오

사랑 그리움 2022.04.25

너로 하여 슬픈 이가 있다 / 임은숙

너로 하여 슬픈 이가 있다 / 임은숙 ​ ​ ​ 나의 눈물이 너로 하여 생겨난 것임을 안다 ​ 숙명 같은 외로움을 길들이지 않으면 결코 너에게 닿을 수 없음을 안다 ​ 어둠 저편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존재하는 네가 있어 내가 끌어안아야 할 것이 넘치도록 많다 ​ 가슴 밑바닥에 두텁게 깔리는 한숨 ​ 부르는 듯 찾아든 한 자락 슬픔은 어제보다 투명한 또 하나의 밤을 예고한다

사랑 그리움 202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