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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그리움 / 임은숙

비 오는 날의 그리움 / 임은숙                                  하늘 아래 어딘가에 존재함으로내 위안이 되는 이여 진한 커피보다은은한 차향이 좋은생각 많은 8월의 밤에는마음 한켠에 밀어놓았던다정한 이름 석 자 당겨옵니다 더 이상소나기 같은 그리움이 아닙니다세월에 익은뜨거운 눈물의 기억입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경이로운 순간도 아닌비가 잦은 계절 어느 늦은 오후에잊은 줄 알았던 그리움을 소환하는짓궂은 비가 있습니다 아직도 내게눈물이 남아있음을 확인시켜주는어떤 그리움은온전히 비 오는 날의 것입니다

사랑 그리움 2024.08.20

하나님께 서원하고 갚으라 / 이한규목사

하나님께 서원하고 갚으라 / 이한규목사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것 중의 하나가 예배다. 참된 예배란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높이는 것이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복의 근원으로 삼았던 이유는 가는 곳마다 예배의 제단부터 쌓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미국의 청교도들을 축복하신 이유도 신대륙으로 건너가서 집과 학교를 세우기 전에 먼저 교회부터 세워 예배를 드렸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이란 하나님의 경외하는 삶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라는 말씀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라는 말씀이다. 교만하면 하나님을 멀리하면서 결국 망한다. 그 뚜렷한 사실을 개인의 체험은 물론 지나온 역사도 증명한다. 옛날의 찬란한 문명국들, 즉 이집트, 이라크, 인도, 중국 등이 오히려 후진국이 되었다. 하나님이 없는 문명의 결말이다. ..

주예수 2024.07.26

복을 위해 버려야 할 것

복을 위해 버려야 할 것1. 슬퍼하는 감정 본문의 시편을 노래한 아삽은 환난 날에 하나님을 찾아 간절히 기도했지만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얻지 못했다(2절). 그만큼 그의 환난과 심적인 고통은 컸다. 그런 슬퍼하는 감정을 떨쳐내야 복된 새 날이 시작된다. 어떤 사람은 슬픈 감정에 젖어 자기를 지나치게 비하한다. “나는 뭐를 해도 안 돼.” 그렇게 탄식하면 될 일도 안 된다. 현재의 모습은 부족해도 자신을 놀라운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여기라. 손바닥만 봐도 보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듯이 행복과 불행은 삶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행복은 좋은 일과 좋은 비전을 많이 개발할수록 커진다. 그 개발은 쉽지 않지만 쉽지 않은 일도 습관화시키면 즐겁고 쉬워진다. 나쁜 습관은 불행을 낳지만 좋은 습관은 ..

주예수 2024.07.26

뜨거운 편지 / 김현

뜨거운 편지 / 김현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어떻게 하면어떻게 하면그대 마음 얻을까, 고민하다가연습장 한 권을 다 써버렸습니다이렇게 침이 마르도록고된 작업은 처음입니다내 크나큰 사랑을 표현하기에는글이란 것이 턱없이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지금 부엌에서보리차가 끓고 있습니다보리차가 주전자 뚜껑을 들었다, 놨다합니다문틈으로 들어 온보리차 냄새가 편지지 위에서만년필을 흔들어 댑니다사랑합니다, 란 글자결국 이 한 글자 쓰려고보리차는 뜨거움을 참았나 봅니다.

사랑 그리움 2024.07.25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길가에 진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사랑 그리움 2024.07.25

한잔의 커피에서 / 도지현

한잔의 커피에서 차가운 회오리바람이 분다얼마 전만 해도 뜨거운 바람으로심장을 데일 것 같았는데 언제까지나온대 기류 속에 안주해따뜻함으로 아늑한 기분이마약처럼 몸속에 스며들어한없이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무슨 연유에서 인지한발 삐끗 수렁에 빠졌다 허우적거리다 정신을 차렸더니단풍이 드는 계절이 오고눈 내리는 계절이 와버렸다 그러하더라도 꽃피고새 노래하는 아름다운 계절이 오면다시 따뜻해지려니 했는데 그 시간은 다시 오지 않았다 입술에 닿는 커피는 식고커피잔 속에서는 토네이도 같은회오리바람이서릿발처럼 차갑게 소용돌이친다.

사랑 그리움 2024.06.29

그리움이 나를 인도하고는 / 도종환

그리움이 나를 인도하고는 / 도종환          그리움은 아무 말도 없이나를 여기에 홀로 놓고 가 버리네나는 어디로 가지참 많은 사람들이 있네근데모두가 자기 길만 총총히 가네그럼 난 어디로 가지그냥서 있잖아요언제나 그 자리에내가 사랑하는 당신도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면 해즐거운 편지처럼당신이 서있는 배경에서바람이 불고 해가 지는 것 처럼..

사랑 그리움 2024.06.29

내 가슴 한쪽에 / 이정하

내 가슴 한쪽에 / 이정하 세상의 울타리 안쪽에는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습니다.스쳐갈 만큼 짧았던 만남이기도 했지만세상이 그어둔 선 위에서건너갈 수도 건너올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그 이후에쓸쓸하고 어둡던 내 가슴 한쪽에소망이라는 초 한 자루를 준비합니다.그 촛불로힘겨운 사랑이 가져다 준 어두움을조금이라도 밀어내 주길 원했지만바람막이 없는 그것이 오래갈 리 만무합니다.누군가를 위해서따뜻한 자리를 마련해 둔다는 것.아아 함께 있는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오지 않을 사람을 위해의자를 비워둘 때의 그 쓸쓸함을.그 눈물겨움을세상이라 이름 붙여진그 어느 곳에도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는 없었습니다.하지만,그대가 있었기에 늘 나는내 가슴 속에 초 한 자루 준비합니다.건너편 의자도 비워 둡니다.

사랑 그리움 2024.06.29

낯선 편지 / 나희덕

낯선 편지 / 나희덕오래된 짐꾸러미에서 나온네 빛바랜 편지를나는 도무지 해독할 수가 없다​건포도처럼 박힌 낯선 기호들사랑이 발명한 두 사람만의 언어를어둠 속에서도 소리내어 읽곤 했던 날이 있었다​그러나 어두운 저편에서네가 부싯돌을 켜대고 있다 해도나는 이제 그 깜박임을 알아볼 수 없다​마른 포도나무 가지처럼내게는 더 이상 너의 피가 돌지 않고온몸이 눈이거나온몸이 귀가 되어도 읽을 수 없다​오래된 짐꾸러미 속으로네 편지를 다시 접어넣는 순간나는 듣고 말았다검은 포도알이 굴러떨어지는 소리를

사랑 그리움 202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