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그리움 / 임은숙
하늘 아래 어딘가에 존재함으로
내 위안이 되는 이여
진한 커피보다
은은한 차향이 좋은
생각 많은 8월의 밤에는
마음 한켠에 밀어놓았던
다정한 이름 석 자 당겨옵니다
더 이상
소나기 같은 그리움이 아닙니다
세월에 익은
뜨거운 눈물의 기억입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경이로운 순간도 아닌
비가 잦은 계절 어느 늦은 오후에
잊은 줄 알았던 그리움을 소환하는
짓궂은 비가 있습니다
아직도 내게
눈물이 남아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어떤 그리움은
온전히 비 오는 날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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