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밭에서 / 박재삼 갈대밭에서 / 박재삼 갈대밭에 오면 늘 인생의 변두리에 섰다는 느낌밖에는 없어라. 하늘 복판은 여전히 구름이 흐르고 새가 날지만 쓸쓸한 것은 밀리어 이 근처에만 치우쳐 있구나. 사랑이여 나는 왜 그 간단한 고백 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대가 없는 지금에사 울먹이면서, 아, 흐느끼면.. 좋은글 좋은시 2017.12.21
함께 하고 싶어지는 사람 함께 하고 싶어지는 사람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이면 안부를 묻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간 햇살이 창가에 스치는 날이면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불현듯이 보고품에 목이 메이는 날이면 말없이 찾아가 만나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소리없이 .. 좋은글 좋은시 2017.12.20
다 잊고 산다 / 원태연 다 잊고 산다 / 원태연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가슴이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이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다 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보리울의 여름"OST / 첫.. 좋은글 좋은시 2017.12.17
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 이기철 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 이기철 저녁이 되면 먼 들이 가까워진다 놀이 만지다 두고 간 산과 나무들을 내가 대신 만지면 추억이 종잇장 찢는 소리를 내며 달려온다 겹겹 기운 마음들을 어둠 속에 내려놓고 풀잎으로 얽은 초옥에 혼자 잠들면 발끝에 스미는 저녁의 체온이 따뜻하다 오랫동.. 좋은글 좋은시 2017.12.17
매듭이 있다면 풀고 가세요 매듭이 있다면 풀고 가세요 세상 살면서 어찌 나를 싫어하고 질시하는 사람이 없겠습니까? 내가 잘나가던 못나가던 질시하거나 질타하는 이웃은 있습니다. 그 문제를 잘 헤아리는 지혜가 그 사람의 인생의 길을 결정해 주는 지표인 것입니다. 사람들의 심성은 대개가 남을 칭찬하는 쪽보.. 좋은글 좋은시 2017.12.10
돌아온 친절 돌아온 친절 한 남자가 도로에 차를 세운 채 서 있는 할머니를 보았다. "저는 브라이언 앤더슨입니다. 비도 오는데 우선 제 차로 가는 거 어떨까요?" 그는 할머니의 차도 수리해 주었다. "사례는 괜찮아요. 대신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보면 도와주세요." 그와 헤어져 집으로 가던 할머니는 .. 좋은글 좋은시 2017.12.10
시는 저녁연기 같은 것이다 / 오탁번 시는 저녁연기 같은 것이다 / 오탁번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마을, 초가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저녁연기가 바로 시다. 해가 지는 것도 모른 채 들에서 뛰어놀다가 터무니 없이 기다랗게 쓰러져 있는 내 그림자에 놀라 고개를 들면 보이던 어머니의 손짓 같은 연기. 하늘로 멀리멀리 올라가.. 좋은글 좋은시 2017.12.10
밤 편지/김남조 *Transcurre La Espera / Angel Illarramendi 밤 편지/김남조 편지를 쓰게 해다오 이날의 할 말을 마치고 늙도록 거르지 않는 독백의 연습도 마친 다음 날마다 한 구절씩 깊은 밤에 편지를 쓰게 해다오 밤 기도에 이슬 내리는 적멸을 촛불빛에 풀리는 나직히 습한 樂曲들을 겨울 枕上에 적시이게 해다.. 좋은글 좋은시 2017.12.09
12월에 관한 시 모음 12월에 관한 시 모음 12월의 독백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좋은글 좋은시 2017.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