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 김재진 퀸트 부흐홀츠(Quint Buchholz)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 김재진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 좋은글 좋은시 2018.02.04
어느 날의 아침 / 최석근 어느 날의 아침 / 최석근 문지방에 걸터앉아 문밖을 출입하는 얼굴의 표정을 창에 그려 놓고 있는 세월의 휘어진 손가락이 무섭다 어느 날 아침 큰 산이 안개 속에서 부화할 때 호수 안에서 깨어 나오는 고적한 물빛도 밤사이 몸을 뒤섞던 달빛을 배웅하고 하루를 담금질하기 위하여 풀무.. 좋은글 좋은시 2018.01.24
세월은 가고 / 김용택 세월은 가고 / 김용택 가다가 문득 서 둘러보면 삶은 허허롭네 산허리에 기대고 싶은 이 몸이 마른 갈대처럼 가는 바람에 기대어 쓰러질 듯 문득 가벼워져 서지네. (김용택 시집 「언제나 나를 찾게 해 주는 당신」에서) 좋은글 좋은시 2018.01.22
세월 / 김재진 세월 / 김재진 그런 삶 있었네. 낮고 흥건한 간다던 이 가고 없는 빈방에 불 켜 놓고 후회없이 자리라 저녁 거르고 누운 라디오엔 대설주의보 남쪽엔 꽃소식 분분한데 영동 산간 지방엔 때아닌 폭설 환한 이마 찌푸린 채 가고는 오지 않을 아니면 오고는 가지 않을 그러나 사실은 가든지 .. 좋은글 좋은시 2018.01.22
아산병원 4병동 / 김복수 아산병원 4병동 / 김복수 짐작은 하고 들어섰다 마우스를 이리저리 굴리며 모니터만 보고 있던 특진 교수"아무래도 마음에 준비를 하시는 것이" 이제 갈 곳도 정해지고 차표도 손에 들었다천천히 떠날 시간을 기다려보자그리고 눈물 한 방울 보이지 말자 조용하던 호스피스 병동이 술렁.. 좋은글 좋은시 2018.01.21
먼 산 / 천상병 먼 산 / 천상병 먼 산은 나이 많은 영감님 같다 그 뒤는 하늘이고 슬기로운 말씀하신다 사람들은 다 제각기이고 통일이 없지만 하늘의 이치를 알게 되면 달라지리라고- 먼 산은 애오라지 역사의 거물 우리 인간은 그 침묵에서 배워야 하리...... (Take Me Home - Phil Coulter) 좋은글 좋은시 2018.01.21
그녀에게 / 박정대 그녀에게 / 박정대 고통이 습관처럼 밀려올 때 가만히 눈을 감으면 바다가 보일 거야 석양빛에 물든 검은 갈색의 바다, 출렁이는 저 물의 大地 누군가 말을 타고 아주 멀리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일거야 그럴 때, 먼지처럼 자욱이 일어나던 生은 다시 장엄한 음악처럼 거대한 .. 좋은글 좋은시 2018.01.14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 이생진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 이생진 시 읽는 건 아주 좋아 짧아서 좋아 그 즉시 맛이 나서 좋아 나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어 하고 동정할 수 있어서 좋아 허망해도 좋고 쓸쓸하고 외롭고 춥고 배고파도 그 사람도 배고플 거라는 생각이 나서 좋아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누가 찾아 .. 좋은글 좋은시 2018.01.11
눈 내리는 날 / 남유정 눈 내리는 날 / 남유정 눈이 내립니다 어느 전생의 소식을 펼쳐놓 듯 한 겹의 꿈이 세상을 덮을 때면 눈감은 산 하나가 사라지고 세상의 숱한 사잇길이 지워집니다 마침내 한 치 앞마저 지워지고 나면 기억 속에 잠든 것들이 새의 날갯짓처럼 깨어나는 소리 들으시는지요 꿈에 젖은 나무.. 좋은글 좋은시 2018.01.11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용 혜원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용 혜원 이 나이에도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손등에 뜨거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젠 제법 산다는 것에 어울릴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어색한 걸 보면 살아감에 익숙한 이들이 부럽기만 .. 좋은글 좋은시 2018.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