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725

별일 없지 / 김숙영

별일 없지 / 김숙영 별일 없지 특별한 수식어도 아닌 이 한마디 한 사흘만 뜸해도 궁금하고 서운한, 지극히 평범한 이 한마디 봄비에 샘물 붇듯, 情이 넘쳐나는 곁에 두고도 자꾸 보고픈 내 새끼들 이 세월토록 情 쌓은 내 좋은 사람들 그렇고말고 우린 별일 없어야지, 참말로 별일 없이 살다가 수월하게 고이 가야지 간단명료하고 진솔한 이 한마디 밥 안 먹고도 고봉밥 먹은 듯 세상 온통, 북소리 둥둥 신명나고 곧장 눈시울 뜨거워 사랑이 아파 오는 흔하고도 귀한 별일 없지

사랑 그리움 2023.11.07

사랑의 노래 / 박재삼

사랑의 노래 / 박재삼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한 사람을 찾는 그 일보다 크고 소중한 일이 있을까보냐. 그것은 하도 아물아물해서 아지랑이 너머에 있고 산너머 구름 너머에 있어 늘 애태우고 안타까운 마음으로만 찾아 헤매는 것 뿐 그러다가 불시에 소낙비와 같이 또는 번개와 같이 닥치는 것이어서 주체할 수 없고 언제나 놓치고 말아 아득하게 아득하게 느끼노니

사랑 그리움 2023.09.26

내가 외롭다는 것은 /심성보

내가 외롭다는 것은 /심성보 내가 외롭다는 것은 너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가 고독하다는 것은 너를 너무도 또한 미워하기 때문이다 미움이 클수록 사랑도 큰 것처럼 내가 쓸쓸하다는 것은 네가 숨쉬는 너의 창밖에 오늘도 나는 그리운 바람이라는 것이다 깊이 숨을 들이켜 내 가슴의 뜨거움을 드리고 싶은 사람 계절마다 이는 강물의 잔잔한 속삭임이고 싶은 사람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다 안은 듯 너는 나의 인생이라는 것이다.

사랑 그리움 2023.09.17

눈이 멀었다 / 이정하

눈이 멀었다 / 이정하 어느 순간, 햇볕이 강렬히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잠시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다. 내 사랑도 그렇게 왔다. 그대가 처음 내 눈에 들어온 순간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나는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줄 까맣게 몰랐다.

사랑 그리움 2023.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