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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 김 은경

빗속에서 - 김 은경 집으로 향하는 성내천길 우산 없이 비를 맞는다 토끼풀과 나란히 비바람에 시시때때 꽃잎과 결별 중인 찔레나무와 나란히 눈 뜨고 잠든 돌멩이와 나란히 나란히 돌아보니 빗속을 이렇게 맨몸으로 걸은 기억이 없다 어느 저녁 피치 못할 소낙비를 맞으며 눈물로 한 사내를 기다린 적 있었으나 불손하게도 인생은 어차피 장마기의 연속이라고 생각한 때 있었으나 빗방울을 생애 단벌로 껴입은 토란잎처럼은 아니었다 황사 비에도 어김없이 제 초록을 키워 가는 청미래 이파리처럼은 아니었다 (슬픔의 연주 방식에도 고수와 하수가 있다니!) 눈 뜬 채 비 맞는 모든 맨몸은 매혹적이다 오디나무의 맨손 사마귀의 맨발 눈 먼 해바라기의 맨얼굴 그리고 나의 맨 처음, 그대 결코 회귀할 수 없는 물고기 같은 말 맨 처음.....

사랑 그리움 2023.07.24

안개도 名山을 지우지 못했다

경남 거창은 산들의 고향이다. 백두대간과 가야기맥, 진양기맥, 양각지맥 등의 수많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분지에 터를 닦고 있다. 군내에 걸친 산만 해도 50여 개에 이른다. 또한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이 그 외곽에서 에워싼다. 이 숱한 산들 가운데 웬만한 산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보해산(911.5m) 역시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최근 이웃한 금귀봉과 더불어 거창의 숨은 명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려한 암릉 위로 일망무제의 시원한 절경이 펼쳐지는 산이다. 보해산 이름은 산 인근에 있었던 보해사라는 절에서 유래한다. 이 산 서쪽 절골과 그 앞 해인터에 보해사가 여러 암자를 거느리고 있었다고 한다. 에는 "보해사·보광사 모두 수도산에 있다"고 전한다. 수도산은 보해산 바로 북쪽에 접한 산이..

여행 2023.06.16

왜 안흥은 찐빵으로 유명해졌을까

횡성 동부에 자리한 안흥면은 우리에겐 찐빵으로 익숙한 동네다. 허나 예나 지금이나 조용한 이 동네가 왜 찐빵으로 유명해지게 된 것일까? 1960년대 초 안흥은 사방에서 모여드는 인파로 북적이는 교통과 물류의 요충지였다. 강릉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오일장이 열릴 때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로 붐볐다. 당시 한국전쟁의 참화가 아직 가시기 전이라 배를 굶주리는 사람이 많았기에 막걸리를 파는 판잣집에서는 술을 넣어 반죽해 먹던 찐빵을 만들어 팔았다. 5원짜리 찐빵하나에 시래깃국을 함께 주었고, 이것은 배고픈 길손들에게 한 끼 따뜻한 식사가 되었다. 1971년 서울, 강릉을 오가는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강원도 고랭지 채소를 운반하는 사람들과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중간에 안흥을 들려 즐겨 먹는 간식으로 자리..

여행 2023.06.16

4550㎞ 한반도 둘레길의 꿈…강릉 해파랑길서 시작됐다

대한민국 영토를 한 바퀴 도는 코리아둘레길 개통이 임박했다. 장장 4550㎞의 대장정이 3개월 뒤면 마무리된다.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인천 강화도까지 해안을 두른 길은 이미 수많은 사람이 걷고 있고, 철책선 따라 이어지는 ‘DMZ 평화의길’이 오는 9월 개장할 예정이다. 대장정의 끝은 알겠는데, 시작은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다. 그 시원을 찾으러 강원도 강릉으로 갔다. 강릉바우길 12구간과 겹쳐 지난 3일 오전 10시 강릉여행안내센터 ‘강릉수월래’ 앞. 코리아둘레길 쉼터 걷기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25명이 모였다. 이들 25명은 생태환경교육센터 ‘포!레스트’에서 나온 숲·나무 해설가와 함께 해파랑길 40코스의 주요 구간을 걸었다. 해파랑길 40코스는 강릉 사천진해변에서 주문진해변까지 해안을 따라 난 12.4..

여행 2023.06.16

철길따라 끊어진 삶의 흔적, 발길따라 이어진 자연의 족적

영서와 영동이 고갯마루에서 만나는 '운탄고도 트레킹 7길'의 출발점에는 순직산업전사 위령탑이 자리잡고 있다. 운탄고도는 과거 석탄을 나르던 산업로를 이르는 말로, 폐광지역인 태백시와 삼척시, 영월군, 정선군 등 4개 지역의 예술과 역사, 문화가 살아있는 길을 표방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와 전국관광기관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친환경 추천 여행지'에 선정되는 등 '한국의 산티아고길'로 불리고 있다. 그 가운데 7길은 1960~1970년대 '한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대한민국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된 석탄산업전사들의 넋을 기리는 것에서 길의 순례가 시작된다. 1975년 11월 태백시 황지동에 조성된 산업전사 위령탑과 공원은 옛 삼척군(현재 태백·삼척·동해) 내 400여개 광산에서 석탄을 생..

여행 2023.06.16

단풍 없어도 괜찮아…초록별 쏟아지니까

여름을 코앞에 둔 지금. 정읍 내장산국립공원은 다른 계절과 달리 한가롭다. 해마다 가을이면 단풍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어디까지나 한철이다. 연간 내장산 관광객의 거의 절반이 단풍 성수기인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몰린다. 이 기간에 단풍을 즐기러 내장산을 다녀온 이들이 혼잡함에 고개를 내젓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반대로 한여름의 내장산은 조용하고 느긋하다. 한가로이 산길을 거닐며 차분한 분위기에 젖다 보면 사람들의 목소리에 파묻혔던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자 초록 융단이 뒤덮은 자연이 찬연히 빛나고 있다. 내장산이 화려한 붉은 옷 속에 꼭꼭 감춘 푸른 속살은 가히 여름의 절정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다. ◆ 초록빛으로 물든 108그루 단풍나무 터널 내장산은 전북 정읍시와 순창군, 전남 장성군에..

여행 2023.06.16

독립운동 체험…16일 밀양 해천페스타·의열문학제

경남 밀양시 시가지 중심부에는 '해천'(垓川)이라 불리는 조그만 하천이 흐른다. 조선 시대 외부 공격으로부터 밀양 읍성을 방어하고자 만든 인공하천이다. 밀양시는 2015년 매립되거나 콘크리트로 묻힌 해천을 서울 청계천처럼 생태하천으로 복원했다. 해천 주변은 항일 무장 독립운동 단체 '의열단' 김원봉 단장, 의열단원으로 활약한 윤세주 선생 등 많은 독립 운동가가 태어난 곳이다. 밀양시는 해천 물길을 따라 의열체험관, 의열기념관을 세워 '해천 항일 테마거리'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16일 해천 페스타·의열문학제가 동시에 개막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6시부터 행사를 한다. '의열단원이 되어 상권을 살려라'가 축제 테마. 밀양시는 의열기념관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나도 독립운동가', '의열단과 놀..

여행 2023.06.16

불쌍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는 없다 / 김요한목사

불쌍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는 없다 / 김요한목사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전15:19) 고 이중표 목사님이 자신은 별세목회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주일마다 성도들을 이끌고 십자가를 올라간다고 언급을 한 기억이 납니다. 막연한 말이긴 했지만 내 영이 그 분의 말씀에 동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 교회에서 별세가 어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몹시 궁금합니다. 이 목사님은 그리스도인이 이 땅에 살면서 이생뿐이 아니라 내세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보고 끊임없이 십자가를 바라보고 오르셨을 겁니다. 현재 기독교는 기독교라는 말 그대로 예수에게서 그리스도를 주로 모시는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

주예수 2023.06.15

하늘과 땅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이 되다 / 김요한목사

하늘과 땅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이 되다 / 김요한목사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신 것이요 그의 기뻐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 되게 하려 하심이라”(엡1장9-10절) 우리는 눈과 귀가 있어 보고 듣는 정보를 자기의 것으로 만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가르침을 받고 그 기억나게 하심을 받는 그리스도인은 지혜와 총명으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의 총량을 깨닫고 알아갑니다. 우리의 구원은 우리가 새로 고안하거나 보충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종교적인 노력이나 수고가 필요하겠지요. 성령께서 주시는 지혜와 총명으로 이미 끝장이 난 구원의 총량을 내가 듣고 믿고 깨달아서 내 것으로 만들..

주예수 2023.06.15

하나님과 화목하라 / 김요한목사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사신이 되어 하나님이 우리를 통하여 너희를 권면하시는 것 같이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간청하노니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고후5장20절) 저는 복음을 전한다는 말, 그리고 사역과 비전 그리고 영성이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오직 말씀만 내게 적용되기를 바라고 달려갑니다. 비록 더딜지라도 반드시 하나님의 비전인 오복이 이루어질 것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건 주와 하나가 되어 그 형상을 입어 생육 번성 충만 정복 다스림입니다(창1:27-28) 그러다가 근래에 이르러서는 영성이라는 말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건 평생에 이르도록 제대로 복음을 이루지 못하여 육신의 고난을 당하고 있는 주의 종들이 의외로 너무 많다는 생각에 그분들의 영성이 과연 무얼까 하는 의문이 ..

주예수 202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