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쓰는 그리움의 편지 / 藝香 도지현 검은 하늘은 까치발을 해서 잡으려 하면 잡힐 듯 내려앉았습니다 금방이라도 방울방울 떨어질 비라도 올 것 같은 날씨입니다 이런 날은 당신 생각이 나서 응혈 덩어리가 하나 차지하고 있는 듯 가슴이 미어지듯 응어리가 져서 한바탕 울고 나면 조금 나아질 것 같아요 실컷 울고 나면 카타르시스가 되어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지 않을까 싶네요 스스로 연민이 생겨 그리움이 더해지고 언제나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기다려져요 결국엔 비가 방울방울 내리네요 하늘이 내 마음을 알아버렸나 봐요 좍좍 내려서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준다면 조금은 더 당신을 기다릴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