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060

슬픔까지 사랑하고픈 이에게 / 이용채

슬픔까지 사랑하고픈 이에게 / 이용채 우리가 어떤 사람의 슬픔까지 사랑한다는 건 그 슬픔으로 인한 가슴 아픔이 아니라 그가 느끼고 있는 슬픔을 나도 느끼고 있다는 마음일 거다 사랑은 이렇듯 같이 느끼는 것 느낀다는 건 언제나 가슴의 일 해서 우리들은 설레이는 가슴에 귀를 기울이며 산다 사랑은 언제나 소녀의 가슴 세월이 흐르고, 많은 사람과 만나고 또 헤어졌어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다시 소녀의 가슴이 된다 세상에 사랑한다는 말이 그렇게 흔하다 할지라도 아름다운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로 어려운 일이리라.

사랑 그리움 2022.11.23

가을의 노래 / 김대규

가을의 노래 / 김대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 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 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에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 울음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 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들의 말은 모두 시가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자라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 ​ ​

사랑 그리움 2022.11.23

머나먼 동행 / 홍수희

머나먼 동행 / 홍수희 오늘은 나뭇가지 끝에 바람이 매서워요 그 매서움 끝으로 시퍼렇게 날을 세운 슬픔이 가슴께를 콕콕 쑤시고 지나가요 별보다 멀리 사는 그대여, 그대가 거기서 아프면 내가 여기서 아프고 내가 여기서 흐뭇하면 그대가 거기서 흐뭇해요 카시오페이아자리보다도 페가수스자리보다도 머나먼 곳에 사는 그대여, 아프지 마오

사랑 그리움 2022.11.21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지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전,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 주었지 그런거야, 서로를 오래 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 ..

사랑 그리움 2022.11.21

흔들리는 가을 / 이수익

흔들리는 가을 / 이수익 앞으로 또 다시 추운 겨울이 오리라는 예감 때문에 스스로 옷을 벗는 나무들, 물이 마르는 강바닥, 추수로 비어가는 들판, 하늘마저 끝없이 맑고 푸르니. 잠시 무슨 전야의 등불처럼 우리들 마음 어수선히 흔들리고, 나는 무한정 네가 그립고, 바람따라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고, 하얗게 밤을 새워 나누고 싶은 얘기도 많으니. 오는 겨울에는 눈 막고 귀 막고 입 막고 그저 깜깜하게 어둠으로만 살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으면 뼈를 깎는 형벌도 두렵지 않으리니.

사랑 그리움 2022.11.21

‘사운드 오브 뮤직’ 그 곳, 잘츠부르크의 가을 감성 여행

“도: 디어 휘메일 디어, 레: 드롭 오브 골든 선, 미: 어 네임 아이 콜 마이셀프, 파: 롱 롱 웨이 투 런...” 어릴 적 보고, 대학 가서 또 보고,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보고, 청정생태의 전원 삶이 그리운 5070에 이르러 다시 틀어보는 영화,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우리네 감성을 일깨우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대표곡 도레미송이다. 한국어로는 각각 도넛, 레몬, 인절미로 번안해 불렀다. 그 무대는 바로 잘츠부르크이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오스트리아와 주변 지역을 지배하던 시절, 모차르트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오스트리아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보이는 미라벨 정원의 가을 전경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속 장면 재연 오스트리아 관광청은 올가을 추천 여행지로 낭만으로 가득 찬 예술의 도시, 잘츠부르크를 선정했..

여행 2022.11.15

작정하고 여행객 편의 위해 대중교통 시스템 구축한 이 나라

스위스를 수식하는 단어는 여러 가지다. 알프스가 가장 먼저 생각나고 하이디, 그리고 각종 치즈와 초콜릿 등 스위스를 대표하는 단어들이 줄줄이 나온다. 그중에서 스위스 사람들이 가장 자부심을 갖는 건 뭘까. 바로 기차다. 알프스가 자연이 준 선물이라면, 3000m 알프스 고봉부터 빙하가 녹아 만든 청정호수 곳곳을 연결하는 교통시스템은 알프스 사람들이 일궈낸 업적이다. 스위스 철도회사 래티셰반에서 운영하는 관광 열차 ‘베르니나 특급( Bernina Express ) 단언컨대 스위스는 유럽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에 가장 편리한 여행지다. 비행기를 이용해서 스위스로 들어가든, 근접 유럽 국가에서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든 간에 일단 스위스 땅 안으로 들어오면 기차 버스 페리 산악열차 케이블카..

여행 202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