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 오광수
보고픔이 산이 되면
산봉우리까지 훨훨 날아가고 싶습니다
두 손을 펼쳐서 이마에 대면
멀리 있는 그대의 모습일지라도
까마득 작게나마 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움이 바다가 되면
작은 배라도 노저어 다가가고 싶습니다
파도가 나를 도와 밀어주면
작은 돌들 소리가 씻겨가는 저곳을
까마득 멀지만은 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그대는 먼먼 하늘이 되어
내가 못 견디게 보고플 때도
내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도
언제나 어제와 같이 보이질 않습니다
멀리 있는 게 싫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정말 싫습니다
멀리 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손잡고 마주보며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젠 가까운 곳에 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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