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의 주왕산, 이 곳은 주왕이 은거해서 주왕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광주에서 무려 4시간 반 거리다. 여행은 정사보다는 전설이나 야사 같은 것이 끼면 재미가 배가 된다. 문화 해설사나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쫑긋하는 이유다. 주왕산은 우리나라 3대 암산 중 하나다. 높지 않지만 암봉과 수려한 계곡이 빚어내는 절경은 탐방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주왕산은 신라 말부터 주왕이 은거하였던 산이라 하여 주왕산으로 불렸다. 주왕은 중국 당나라 때 주도라는 사람으로 진나라의 회복을 꿈꾸며 반역을 일으켰으나 당나라 군사에게 패하여 이곳 석병산(주왕산의 옛 이름)까지 쫓겨 왔다. 당나라 왕이 신라왕에게 주왕을 잡아달라 요청하여 주왕은 이곳에서 신라장군 (마 장군 형제들)에 의해 주왕굴에서 최후를 마쳤다.' [자료 출처:청송군청]
이날 낮 12시, 청송 주왕산에 도착했다. 고대하던 단비가 내린다. '우리 여행을 축복하는 하늘의 선물'이라면서 모두 반긴다. 점심은 주왕산에서 유명하다는 더덕구이 정식이다. 푸짐한 상차림, 더덕의 향기가 입안에 가득 찼다. 막걸리에 묵무침을 가득 입에 넣었다. 피로가 확 풀리는 기분이다.
6월 5일 1박 2일 버스투어, 운전하기엔 먼 거리라 자가운전은 포기했다. 청송, 안동, 경산, 대구 등 경북 일대를 돌아보기 위해서다. 쭉쭉 뻗은 도로, 아름다운 다리, 둥둥 떠 있는 산 같은 섬, 운무가 깔린 섬 같은 바다... 여행을 나서면 마음이 설렌다.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암산이라는 주왕산은 정상의 높이가 해발 721m다. 주왕산 탐방은 7코스가 있다. 완만한 '주왕계곡 코스'를 택했다. 용추계곡까지다. 초행길이라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가이드의 당부도 당부지만, 비가 내려서 위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암, 내려다보는 것보다도 올려다보는 것이 기괴하고 신비스럽다. 기암은 기이한 바위라는 뜻도 있지만 주방계곡 초입에 있는 7개 봉우리의 암석 절벽이다. 주왕산을 대표하는 지질 명소다. 서로 감싸고 받쳐주며 오랜 세월 서로를 지탱, 위용을 떨치고 있다.
대전사 위쪽 탐방로에 들어섰다. 계곡 변을 따라 조성된 흙길이다.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처럼 편하다. 재미있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작은 돌로 만든 돌탑들, 큰 바위가 무너지지 않도록 작은 나뭇가지들로 만든 받침대... 마치 아이들이 소꿉놀이하는 것 같다. 소원을 빈다기보다는 산행 즐기기의 일환이 아닐까.
이것저것 살피며 걷는 사이 용추 협곡이다. 기암과 계곡, 용추폭포가 한 폭의 수채화다. 폭포가 흘러 운반한 듯 토사가 쌓여 삼각주(?)를 만들었다. 작은 협곡은 왼쪽으로 시루봉, 오른쪽으로는 학소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왕산 주방계곡의 지하 성부터 용추폭포까지 1km의 구간이 용추 협곡이다. 용추란 용이 하늘로 승천한 웅덩이를 뜻하고 협곡은 암석이 양쪽으로 높이 서있는 좁고 깊은 골짜기를 뜻한다.
폭포 아래로 둥근 웅덩이와 세 개의 굴이 눈에 띈다. 자연이 만들어 낸 결과다. 마주 보고 있는 암석이 사람 얼굴과 흡사하다. 코를 맞대고 스킨십을 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학소대는 절벽 위에 청학과 백학 한 쌍이 둥지를 짓고 살았다 하여 불린 이름이다.
시루봉은 그 생김새가 시루와 같다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그런데 옆에서 바라보면 얼핏 사람의 옆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밖에도 연화굴, 주왕굴 등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가 있는 주왕산이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지질 공원이기도 한 청송 주왕산을 단 몇 시간에 보고, 느끼고 평가한다는 것은 산에 대한 결례와도 같다.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다양한 지질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주왕산. 그 백분의 일도 보지 못했지만, 어느새 그득해진 한편 아쉬운 마음으로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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