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다시 산다면 / 김재진
큰 산자락 아래로
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토담집 안 뜨락에는
사철 꽃이 연잇는
흙내 나는 곳에 태어나리라
장독대 뒤뜰의
봉숭아 꽃물 들이는
첫사랑 순이와 볼그레한
미래의 꿈들에 관해 얘기하리라
꽃을 담는 눈빛으로
연인에게 자상할 것이며
그의 동선이 편안해지도록
주변을 살필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는
다정한 눈높이로 대할 것이고
아프지 않게 보호하며
미래의 꿈과 행복에 대해 논할 것이다
긴장을 풀고 몸은 부드럽게 하리라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
산에도 더 자주 갈 것이며
오래된 벗들과 담소도 즐기리라
가난한 삶에 대해서는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며
석양 노을 곱게 물들어가듯이
평화롭게 자유롭게 노후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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