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리스도 이해의 순서, 방법
예수 그리스도를 이해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그리스도의 존재 양태를 시간적으로 역사의 순서대로 하향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그리스도의 본질과 인격에 대하여 먼저 알아본 후에 그 분이 무엇을 하셨고, 앞으로 무엇을 하실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이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이신가?」하는 문제를 먼저 알고 나면, 그 분이 하신 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둘째 방법은, 신약성서 기자들이 주로 채택한 것과 같이 그리스도의 하신 일을 알림으로 그분이 어떤 분이신가를 믿도록 하는 방법이다. 비유하면 꽃 나무에 대한 상식이 없는 사람에게 찔레나무와 장미나무를 설명하여 알린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장미꽃을 가지고 그 나무를 설명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도 한번은 예루살렘 솔로몬 행각에서 자신이 메시야이며 하나님과 자신이 동일하신 분이심을 밝히신 일이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해하지도 믿지도 못하였을 때 「그러면 내가 하는 일을 보고 믿으라」 「내가 아버지의 일을 행하지 않거든 믿지 말라, 그러나 내가 행하는 일이 아버지의 일임을 알게 되면 그 일을 믿으라」고 하였다(요 10:22-49).
이상의 두가지 방법은 모두가 타당하고 좋으나 상황과 대상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여기에서 첫번째 방법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예수그리스도에 대해서 상당한 이해와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분이신가를 역사적인 순서를 따라서 존재양태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양식을 시간적으로 구분한다면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영원전부터 하나님과 함께 먼저 계셨다는 것(先在)이다. 둘째는, 먼저 계신 그리스도께서 인류구원을 위해서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세상에 오신 것이다(成肉身). 셋째는, 다시 처음 계셨던 곳으로 올라가신 것이다(復活,昇天).
이러한 세가지 순서를 따라서 성경과 신앙고백서와 교리와 신학적 이해의 발전 과정들을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가를 이해한 후 그분이 하신 모든 일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왜 그리스도가 아니면 구원받을 수 없고 희망이 없는가를 규명하려고 한다.
앞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설명을 할 때에 강조한 바와 같이 그리스도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구조를 잊어서는 안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 하나님과 함께 계신 분이신 것과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류 구원을 위해 세상에 오신 것과 그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하여 인류 구원의 모든 사역을 마치시고, 승천하신 일과 지금도 하나님 우편에서 하나님과 함께 계시는 것과, 이 세상 역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 심판주로서 다시 오시는 것등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삼위일체 신관을 확실히 가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이신가?」라는 문제는 예수님 당시에도 대단히 중요한 토론제목이 되었었다. 마태복음 16장에 보면 예수께서 갈릴리 북쪽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항간의 여론을 청취한 일이 있었고 제자들의 이해와 신앙을 점검하신 일이 있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세상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고 질문하시니 제자들이 대답하기를 「엘리야, 예레미야, 세례요한, 선지자중의 하나」등등으로 여론을 종합하여 보고했다. 이것이 그 당시에 유대인들이 예수께 대한 이해였다. 지금도 유대인들이나 회교도들은 선지자중의 한분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는 예수의 질문에 대해서, 제자들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아들이니이다」라고 고백했다.
「인류는 예수 그리스도를 누구로 믿고 이해하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신가? 그 분과 우리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앞에서 언급한 순서와 방법에 따라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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