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마음의 길 / 김재진

대구해송 2020. 10. 11. 10:13

 

 



        * 마음의 길 / 김재진



        마음에도 길이 있어

 

        아득하게 멀거나 좁을 대로 좁아져

 

        숨가쁜 모양이다.

 

        그 길 끊어진 자리에 절벽 있어

 

        가다가 뛰어내리고 싶을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문이 있어

 

        열리거나 닫히거나 더러는 비틀릴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항아리 있어

 

        그 안에 누군가를 담아두고

 

        오래오래 익혀 먹고 싶은 모양이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가

 

        달그락달그락 설거지하고 있는 저녁

 

        일어서지 못한 몸이 따라 문밖을 나서는데

 

        마음에도 길이 있어

 

        갈 수 없는 곳과, 가고는 오지 않는 곳으로 나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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