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가을의 노래 / 임은숙

대구해송 2020. 10. 19. 02:38

 

 

 

가을은

허무한 탄식으로 시작된다

 

도망치 듯 스쳐간

봄과 여름이

그 흔적마저 말끔히 지우려고

여기저기 굵직한 붓질을 한다

 

단풍처럼

눈시울을 붉혀도 괜찮은 계절

 

가을엔

누군들 슬프지 아니하리

 

꽃이 진 자리마다

깊어가는 상처

아픔이어라

슬픔이어라

 

떨어지는 낙엽 한 장

지금은 침묵을 필요로 하는 시간

하고 싶은 말은

가슴 깊이 접어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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