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열여섯 가을에 / 복효근

대구해송 2019. 11. 10. 23:13


가을



열여섯 가을에 / 복효근

 

 

아무 말도 건네지 못하고 3년이 갔어.

 

멍하니 서 있는 네 가까이

내가 다가갔을 때

넌 먼 하늘에 눈길이 가 있었지.

 

등 뒤에서 가을 햇살은 비치고

내 그림자가 네 그림자에 겹쳐지는 걸

넌 몰랐지.

 

가슴과 가슴이 얼굴과 얼굴이 겹쳐져

하나가 되는 걸

넌 몰랐지.

 

그렇게라도 난 너의 그 무엇이 되고 싶었어.

네가 되고 싶었어.

그림자로라도 너에게 스며들고 싶었어.

 

그때 우리 앞의 가로수 잎 하나가

유난히 붉게 물드는 걸

넌 몰랐지.

 

그게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이라는 걸

그렇게 내 열여섯 가을이 간다는 걸

너는 몰랐지.

 

   

(Autumn - Stamatis Spanoudakis)


 

 


 

                   



'사랑 그리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사람 / 노여심  (0) 2019.11.11
코스모스 / 안희선  (0) 2019.11.11
손님 / 박민수 ​   (0) 2019.11.10
묘약(妙藥) / 윤석산(尹錫山)  (0) 2019.11.10
너에게 / 정호승  (0) 2019.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