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가을에 / 복효근
아무 말도 건네지 못하고 3년이 갔어.
멍하니 서 있는 네 가까이
내가 다가갔을 때
넌 먼 하늘에 눈길이 가 있었지.
등 뒤에서 가을 햇살은 비치고
내 그림자가 네 그림자에 겹쳐지는 걸
넌 몰랐지.
가슴과 가슴이 얼굴과 얼굴이 겹쳐져
하나가 되는 걸
넌 몰랐지.
그렇게라도 난 너의 그 무엇이 되고 싶었어.
네가 되고 싶었어.
그림자로라도 너에게 스며들고 싶었어.
그때 우리 앞의 가로수 잎 하나가
유난히 붉게 물드는 걸
넌 몰랐지.
그게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이라는 걸
그렇게 내 열여섯 가을이 간다는 걸
너는 몰랐지.
(Autumn - Stamatis Spanouda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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