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손님 / 박민수 ​

대구해송 2019. 11. 10. 23:10




손님 / 박민수

 

 

아들과 며느리와

어린 손주 둘이

한 차로 집엘 왔다.

몇 개월 만이다.

하룻밤 자고 손님처럼

그들은 또 제집으로 간다.

잘 가,

또 오너라.

부우웅 떠나는 찻소리 바람을 가르고

차창 밖으로 아이들이 흔드는 손짓 멀리

갈대처럼 나부낀다.

안녕히 계셔요.

또 올게요.

그래 또 오너라.

그렇게 손을 흔들며 손님은 가고

방으로 돌아와 아내와 나는

말없이 텔레비전을 본다.

손님은 떠났는데 어쩌자고

그 손님들 목소리가

안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아내가 문득 창문을 열고

멀리 찻길을

바라본다.

    

 

  (A Beautiful Soul - Marc Enfr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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