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 박민수
아들과 며느리와
어린 손주 둘이
한 차로 집엘 왔다.
몇 개월 만이다.
하룻밤 자고 손님처럼
그들은 또 제집으로 간다.
잘 가,
또 오너라.
부우웅 떠나는 찻소리 바람을 가르고
차창 밖으로 아이들이 흔드는 손짓 멀리
갈대처럼 나부낀다.
안녕히 계셔요.
또 올게요.
그래 또 오너라.
그렇게 손을 흔들며 손님은 가고
방으로 돌아와 아내와 나는
말없이 텔레비전을 본다.
손님은 떠났는데 어쩌자고
그 손님들 목소리가
안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아내가 문득 창문을 열고
멀리 찻길을
바라본다.
(A Beautiful Soul - Marc Enfr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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