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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스쳐보낸 뒤에야 사랑은 / 복효근

대구해송 2019. 3. 3. 17:28



      다 스쳐보낸 뒤에야 사랑은 / 복효근

      세상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산길에선 정말 믿을 사람 하나 없다
      정상이 어디냐 물으면
      열이면 열
      조그만 가면 된단다
      안녕하세요 수인사하지만
      이 험한 산길에서 나는 안녕하지 못하다
      반갑다 말하면서 이내 스쳐가버리는
      산길에선 믿을 사람 없다
      징검다리 징검징검 건너뛰어
      냇물 건너듯이
      이 사람도 아니다 저 사람도
      아니다 못 믿겠다 이 사람
      저 사람 건중건중 한 나절 건너뛰다보니 산마루 다 왔다
      그렇구나, 징검다리 없이
      어찌 냇물을 건널 수 있었을까
      아, 돌아가 껴안아주고 싶은,
      다 멀어져버린 다음에야 그리움으로 남는
      다 스쳐보낸 뒤에야 사랑으로 남는
      그 사람 또 그 사람......
      그들이 내가 도달할 정상이었구나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이 산길에 나 하나를 못 믿겠구나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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