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만추(晩秋) / 천상병

대구해송 2018. 12. 3. 00:23




만추(晩秋) / 천상병

 

 

 

내년 이 꽃을 이을 씨앗은

바람 속에 덧없이 뛰어들어 가지고,

핏발 선 눈길로 행방을 찾는다.

 

숲에서 숲으로, 산에서 산으로,

무전여행을 하다가

모래사장에서 목말라 혼이 난다.

 

어린 양 한 마리 돌아오다.

땅을 말없이 다정하게 맞으며,

안락의 집으로 안내한다.

 

마리아.

나에게도 이 꽃의 일생을 주십시오.

 

 

  (Crystal Love - Mayse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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