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돌아가는 길에서 / 목필균

대구해송 2018. 12. 3. 00:19





돌아가는 길에서 / 목필균

 

 

 

뚜껑을 열면

뻐꾸기 우는 사연 없는 집이 어디 있으랴

 

구름 따라 흘러가고

바람 따라 몰아가며

물길 따라 그렇게 걸어 왔는데

 

링거 줄에 묶인 몸을

목숨이라고 붙들고 앉은 사람들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야.’

 

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고

씨앗을 떠나보내며

단팥빵 같이 달콤한 사랑도

풋감처럼 떫은 이야기도

다 접고 나니

홀로 부르는 아리랑인데

 

눈 감겨 줄 사람이 곁에 있다면

죽음을 함께 할 사람이 옆에 있다면

피딱지 앉은 상처도 아름다우리라

 

푸르른 그 날들이 사라지고

석양도 저무는 어둠 맞으며

돌고 도는 돈이 아니라

인연 줄에 매달린 정들이

조르르 배웅하는 그날에 감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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