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 / 김재진
내 속에서 걸어나온 사내 하나
나를 보고 있다.
거울 속에서도
낯선 사내 한 곰곰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
나는 사방에서
감시당하고 있다.
나를 들여다보는 몇 개의 나.
까딱거리고 있는 저 손가락은
누가 움직이는 것인가.
누가 누른 스위치에 의해 나는
웃거나 때로
지푸려야 하는 건가.
혼자 있는 시간에도 완벽하게 나는
혼자이지 못하다.
그러나 누가 함께 있을 수 있겠는가.
아무도.
언제나 그러하듯 마침내 아무도
같이 있을 수 없다.
(Beautiful Sorrow - Claude Choe)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과의 관계 / 정채봉 (0) | 2018.12.03 |
---|---|
돌아가는 길에서 / 목필균 (0) | 2018.12.03 |
다시 눈이 내리면 / 원태연 (0) | 2018.12.03 |
겨울나무 / 도종환 (0) | 2018.12.03 |
겨울 숲 / 복효근 (0) | 2018.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