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혼자 있는 시간 / 김재진

대구해송 2018. 12. 3. 00:16




혼자 있는 시간 / 김재진

 

 

 

내 속에서 걸어나온 사내 하나

나를 보고 있다.

거울 속에서도

낯선 사내 한 곰곰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

나는 사방에서

감시당하고 있다.

나를 들여다보는 몇 개의 나.

까딱거리고 있는 저 손가락은

누가 움직이는 것인가.

누가 누른 스위치에 의해 나는

웃거나 때로

지푸려야 하는 건가.

혼자 있는 시간에도 완벽하게 나는

혼자이지 못하다.

그러나 누가 함께 있을 수 있겠는가.

아무도.

언제나 그러하듯 마침내 아무도

같이 있을 수 없다.

    

 

    (Beautiful Sorrow - Claude C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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