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비 오는 날 카페에서 / 이정하

대구해송 2018. 10. 7. 21:10




비 오는 날 카페에서 / 이정하

 

 

 

언제나 그랬듯이

구석자리는 내 차지였지요

 

조용한 음악일수록

더욱더 짙게

내 가슴을 파고들고

난 펼쳐진 신문을

보는 둥 마는 둥

오로지...

그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웬일인지

그대가 늦고

그럴 때면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습니다

 

공연히 첫잔만 만지작거리며

온갖 걱정에 휩싸입니다

혹시 오다가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평소에는 꽤나

느긋한 편인 내가

그대에게만은 왜 이렇게

안절부절인지 모를 일입니다

 

주변에 있던 딴 손님들이

흘끔흘끔 쳐다봐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난 어느덧

반 갑이나 남아 있던

담배를 다 피웠고

마지막 남은 한 개비를

비벼 끄고 있을 즈음,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아 그렇습니다

그대는 항상 소리없이 내게

나타났지요

 

소리없이 내게 다가와

내 마른 가슴을

적셔주곤 했지요

비 오는 날 카페에서...

 


(Raindrops - Tim Mac Brian)


 

          


 




'사랑 그리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끝내 / 정호승  (0) 2018.10.14
가을편지 / 문정희  (0) 2018.10.07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버릴수 있다면 / 류시화   (0) 2018.10.07
그리움 / 신달자  (0) 2018.10.07
너에게 가는 길 / 윤성택  (0) 2018.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