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당신만을 따르겠습니다 / 임은숙

대구해송 2018. 5. 27. 16:50




신만을 따르겠습니다 / 임은숙


                    




산그늘처럼
깊고 그윽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는 당신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했던 건
습관처럼 내게 찾아오던
그 아픔의 반복일 것 같은 예감 때문이었습니다

당신을 맞이할 만큼
마음을 비워두지 못한 죄스러움과
당신을 받아들임으로 하여
다시 마주하게 될 아픔이 두려워서였습니다

조금씩 다가오는 당신을
두려운 몸짓으로 바라보면서
죄스러움은 쌓여만 가고
두려움은 엷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당신이 자그마한 존재로 자리할 때
한적한 벌판의 이름 모를 들꽃 잎에 맺힌
이슬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고
가슴 전체가 당신의 빛으로 가득 채워질 무렵엔
무겁게 짓누르던 두려움 따윈 염두에도 없었습니다


늦은 밤 길거리에서 귓전을 스치는 바람처럼
당신과 나
피할 수 없는 만남이라고 생각하며
최면에 걸린 환자처럼 무작정 당신만을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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