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바람이여 / 서정윤

대구해송 2017. 8. 2. 10:12





람이여 / 서정윤

 
바람이고 싶어라
그저 지나가 버리는, 
이름을 정하지도 않고
슬픈 뒷모습도 없이 
휙 하니 지나가 버리는 바람.
아무나 만나면
그냥 손잡아 반갑고
잠시 같은 길을 가다가도
갈림길에서
눈짓으로 헤어질 수 있는
바람처럼 살고 싶어라.
목숨 돌려줄 어느 날
내 가진 어떤 것도 나의 것이 아니고
육체마저 벗어두고 떠날 때
허허로운 내 슬픈 의식의 끝에서
두 손 다 펴 보이며 지나갈 수있는
바람으로 살고 싶어라.
너와 나의 삶이 향한 곳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슬픈 추억들 가슴에서 지우며
누구에게도 흔적 남기지 않는 
그냥 지나는 바람이어라
바람이어라.



Hennie Bekker - Ever present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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