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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오후 / 박용하

대구해송 2017. 4. 16. 16:45


 

 

 

 

 

시인 두보는

꽃잎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 줄어든다 했네

 

왕벚 꽃잎 떨어져 허공을 밟고

자두 바람 몰려와 나뭇가지 핥네

 

사람 싫어하는 내게도

좋아 죽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이 세상에서 나가면

세상 빛이 줄겠지

 

오늘 살구꽃 무참하게 진다야

당신 가슴속은 뭐하는지 이 마음은 묻는다

 

너 보고 싶어

네 눈빛 건지고 싶어

 

못 견디게 견디는 사월 오후

 

세상일 하나같이 내 뜻과 멀고

네 몸 역시 내 맘 같지 않네     

 

 

ㅡ박용하, 사월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