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들다 / 유영호
산 정수리 홍등을 켜면
축제가 시작된다
흥분한 바람의 풀무질
능선마다 불을 붙이고
하늘이 내려앉은 계곡은
쪽 빛 환호성이다
물 한 모금 햇빛 한 줌으로
새 옷을 지어 입은 가을산은
눈 부신 하루가 짧다
땅거미가 스멀스멀
돌아 갈 길을 삼켜버리고
더듬거리는 발길에
외로움이 슬몃 팔짱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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