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가을 편지 / 이성선

대구해송 2016. 11. 13. 23:13






가을 편지 /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할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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