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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대구해송 2016. 5. 31. 22:54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하루 종일 밭에서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 조차 없이 많이 닳고 문들어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한밤중에 자다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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