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강에 서서 ...류시화
1 날마다 바람이 불었지. 내가 날리던 그리움의 연은 항시 강 어귀의 허리 굽은 하늘가에 걸려 있었고 그대의 한숨처럼 빈 강에 안개가 깔릴 때면 조용히 지워지는 수평선과 함께 돌아서던 그대의 쓸쓸한 뒷모습이 떠올랐지. 저무는 강, 그 강을 마주하고 있으며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목숨처럼 부는, 목숨처럼 부대끼는 기억들뿐이었지.
2 미명이다. 신음처럼 들려오는 잡풀들 숨소리 어둠이 뒷모습을 보이면 강바람을 잡고 일어나 가난을 밝히는 새벽 풍경들. 항시 홀로 떠오르는 입산금지의 산영(山影)이 외롭고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슬픔의 시작이었지.
3 다시 저녁. 무엇일까 무엇일까 죽음보다 고된 하루를 마련하며 단단하게 우리를 거머쥐는 어둠, 어둠을 풀어놓으며 저물기 시작한 강, 흘러온지 오래인 우리의 사랑, 맑은 물 샘솟던 애초의 그곳으로 돌이킬 수 없이 우리의 사랑도 이처럼 저물어야만 하는가 긴 시름 끝의 마지막 인사를 끝내 준비해야만 하는가.
4 바람이 불었다. 나를 흔들고 지나가던 모든 것은 바람이다. 그대 또한 사랑이 아니라 바람이다. 강가의 밤, 그 밤의 끝을 돌아와 불면 끝의 코피를 쏟으며 선혈이 낭자하게 움트는 저 새벽 여명까지도 바람이다. 내 앞에선 바람 아닌 게 없다. 그대여......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 듣고 몇 해쯤 만나지 않아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결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 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1. Chaconne / Secret Garden 2. Maja / Ernesto Cortazar 3. Sacral Nirvana / Oliver Shanti and Friends 4. Far Away / Ronan Hadiman 5. Flight Of The Angels / Mehdi 6. Evening Falls / Enya 7. Don't Give Up / Sarah Brightman & Gregorian Chant 8. Flowers Of The Sea / Era 9. Like A Flower / Jesper Ranum 10. Enae Volare Mezzo / Era 11. Sadness / Enigma 12. To A Secret Place / Alison Hood 13. Merry Christmas Mr. Lawrence / Ryuichi Sak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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