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핫플’ 횡성호수길 운치
국내 1호 국립숲체원 ‘웰니스’ 일품 풍수원성당 옆 정겨운 유물전시관 안흥찐빵·횡성한우 등 먹거리 풍성
횡성호수길
치악산·매화산을 원주와 공유하고, 횡성에서 발원한 주천강은 영월군 무릉도원면으로 이어진다. 태기산에서 발원한 섬강이 고을을 가로지른다고 해서 횡천(橫川)으로 불리다 천하의 자연요새[城]라는 의미를 더해 횡성(橫城)이라 불리게 됐다. 삼한시대 진한 태기왕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태기산, 조선 태조 이성계가 “산세 푸르고 큰 바위에 놀랐도다”라며 이름 붙인 청태산은 흥정계곡·휘닉스파크로 이어지며 낮아진다.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성지봉부터 금물산에 이르는 수려한 능선의 등산길은 경기도와 이웃해 있다. 섬강 물길은 산을 휘감아도니 감입곡류가 많아 곳곳이 절경이다. 횡성유원지와 간현유원지가 대표적이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강원도 지역인 횡성은 ‘3만원대 무제한 리필’ 한우 구이가 여전히 최고의 가성비·가심비를 자랑한다. 여기에 MZ세대들 재잘거림이 넘치는 횡성호수길의 낭만, 국립횡성숲체원의 ‘웰니스’, 한국인 신부가 세운 국내 첫 성당인 풍수원성당의 고즈넉한 서정, 장터 짐꾼에게 달달한 포만감을 안기며 에너지를 불어넣던 안흥찐빵의 추억, 루지 레이싱의 짜릿함이 등이 더해진다. 그래서 요즘 횡성은 호젓하게 자연과 미식 즐기는 보석같은 여행지로 떠올랐다. 횡성 태기산에서 발원한 섬강은 횡성·원주·이천의 협곡과 평야를 적시다 강원·경기·충북, 3도 접경지에서 한강으로 합류한다. 2000년 횡성에서 홍수방지용 댐 건설로 저수지가 형성됐는데, 요즘 횡성호수길이라는 이름으로 MZ세대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횡성호수길의 다섯 개 코스 중에서도 제5코스는 횡성호를 병풍처럼 둘러친 10봉이 호수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다. 난이도는 거의 제로(0). 수려한 산세가 더해진 장관이지만, 노약자도 편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걷기 좋다. 횡성은 호수변 둘레길의 운치에 만족하지 않고 호수길 전망대, 영화에서 이름을 따온 ‘타이타닉 전망대’와 오솔길 전망대, 원두막 등을 만들어 호수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청태산 7부 능선, 해발 850m에 있는 국립횡성숲체원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국가 제1호 산림교육센터이다. 이곳에선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휴식하고, 잣나무 숲 등 청태산에 조성된 다양한 숲길을 산책할 수 있다. 국립횡성숲체원은 즐거운 자연교육, 즉 에듀테인먼트도 많지만, 국민건강을 도모하는 ‘웰니스 백화점’ 같은 곳이다. 횡성숲체원에 조성된 숲길은 맨발숲윗길, 맨발숲아랫길, 늘솔길, 힐링숲길, 도토리길, 무장애데크길, 코르크길 등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에 요가, 싱잉볼 명상, 편백봉 바디스캔체조, 트윈롤러 홈트레이닝 등 건강 프로그램도 다수 운영된다. 특히 노인의 심신 건강에 유익한 점이 인정돼 치매극복선도단체로도 지정됐다. 숲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구성원들이 함께 즐기는 이마트 내일의 숲길 등 기업 숲도 있다. 이수성 국립횡성숲체원장은 “횡성숲체원에는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휴식하고, 청태산에 조성된 숲길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 맨발숲아랫길이 개방되면서 맨발숲윗길과 연결되어 이용하기가 더 편리해졌다”고 소개했다. 이곳애는 가성비가 높은 객실도 있다. 다만 취사(바베큐 포함)·음주·흡연이 금지돼 있으며, TV가 없고, 개인 세면도구와 수건을 지참해야 한다. 숲멍·휴식·힐링에 집중하라는 취지에서 전자파를 내는 전자기기 등 훼방꾼을 차단했다. 횡성루지
처음에는 경사가 완만하다가 트릭아트 있는 구간을 지나면서 서서히 속도감이 느껴진다. 브레이크는 튼튼해 커브길이나 안전펜스를 멀리서 보고 미리 조금씩 제동하면 된다. 루지 스테이션에 돌아오면 통창으로 자연을 감상하는 운치있는 카페가 있다. “사랑한다는 말 미루지 말기”라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루지’ 단어를 이용한 짧은 시이다. 130년 역사를 가진 풍수원성당
늦가을 단풍이 그야말로 새빨갛게 물든 나무 몇 그루를 지나면 차츰 어느 건물의 붉은 벽돌 벽이 보인다. 큰 나무가 앞을 가려 성당의 면모를 제대로 볼 수 없어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조형물을 보고 “다 왔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어 계단을 오르면 바실리카 양식, 로마네스크, 고딕 건축 양식이 조화롭게 투영된 예술 건축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 옆엔 130살쯤 된 큰 느티나무가 브라운 옐로 톤의 잎을 하늘거리며 여행자를 반긴다. 풍수원성당은 1802년 신태보 베드로 복자를 비롯한 40여 명의 신자가 박해를 피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형성된 신앙공동체다. 80년을 성직자 없이 신앙생활을 했던 터전이다. 1888년에야 첫 미사를 올렸다. 성당 옆으로 완만한 언덕길이 있는데, ‘십자가의 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고난받던 성인을 기리는 길인데, 이곳에서 본 풍경이 가장 멋지다. 십자가의 길 끝에는 이 지역 주민이 과거에 쓰던 생활민속자료를 모아둔 유물전시관이 있다. 일꾼 선발 때 ‘들돌 힘 자랑 시험’에 쓰이던 ‘머슴돌’ 모습이 인상적이다. 종교시설이 생활공동체과 밀접한 관련을 갖던 ‘정교회’ 같은 느낌을 받는 이유이다. 횡성한우 횡성한우 무제한리필 파티
안흥찐빵 모락모락마을
안흥찐빵 모락모락마을은 횡성 8대 명품 중 하나인 안흥찐빵을 주제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가득 담은 복합문화공간이다. 장꾼을 위한 조선의 패스트푸드로 담양이 장터알국수, 달성이 수구레국밥이라면, 횡성은 안흥찐빵이다. 여느 지방에 비해 쫄깃한 식감에 놀란다. 마을 입구에는 귀여운 ‘빵양이’와 ‘팥군’이 반긴다. 횡성에서 자란 팥을 이용한 찐빵 만들기 체험도 한다. 횡성의 청정생태가 빚어낸 자연산 단맛이다. 조선 장터 사람의 에너지바 노릇을 했던 ‘땀에 젖은 찐빵’은 이제 팥초코쿠키, 팥찜질팩 등으로 확장됐다. 신라 박혁거세에 쫓기던 진한 태기왕 군대가 머물렀다는 병지방 계곡, 피 묻은 갑옷을 씻었다는 갑천(甲川)은 북유럽 오지에 온 것 같은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호젓하게 청정생태를 흡입하고 마음에 평화를 얻게 해주는 횡성은 열심히 달려온 우리가 한해를 정리하기 전 여행하기 딱 좋은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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