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그 사람은 / 박재삼
첫사랑 그 사람은
입 맞춘 다음엔
고개를 못 들었네.
나도 딴 곳을 보고 있었네.
비단올 머리칼
하늘 속에 살랑살랑
햇 미역 냄새를 흘리고,
그 냄새 어느덧
마음 아파라,
내 손에도 묻어 있었네.
오, 부끄러움이여, 몸부림이여,
골짜기에서 흘려 보내는
실개천을 보아라,
물비늘 쓴 채 물살은 울고 있고,
우는 물살 따라
달빛도 포개어진 채 울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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