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쓸쓸한 편지 / 정호승

대구해송 2019. 10. 6. 23:26




쓸쓸한 편지 / 정호승

 

 

 

오늘도 삶을 생각하기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두려워라

 

세상이 나를 버릴 때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나는


아침햇살에 내 인생이 따뜻해질 때까지

잠시 나그네새의 집에서 잠들기로 했다.

 

솔바람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가노라면

사랑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이다.

 

마른 잎새들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내가 울던 날

싸리나무 사이로 어리던 너의 얼굴

 

이제는 비가 와도

마음이 젖지 않고

 

인생도 깊어지면

때때로 머물 곳도 필요하다.

    

 

(New Beginnings - Joseph Steve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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