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물위에 쓴 詩 / 정호승

대구해송 2019. 9. 30. 00:10





물위에 쓴 詩 / 정호승

 

 

 

사랑이여

그대가 그리워서

오늘도 냇가에 앉았습니다

 

흘러가는 물 위에 손가락으로

그대 고운 이름 석 자를 쓰고

사랑한다고 또 썼습니다

 

냇물이 흘러서 들을 적시고

강물이 되었다가 바다를 채운 뒤

구름으로 올라가 빗물이 되어

그대가 사는 곳에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대는 이 빗물에

그리움이 담긴 줄은 모르겠지요

비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지만

내 생각은 잊은 지 오래겠지요

 

사랑이여

그대가 그리워서

오늘도 냇가에 나와 앉아

풀잎 따 물 위에 던집니다.

 

  

(Admitting -Diego Mofena And Eric Couef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