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거짓말의 시를 쓰면서 / 정호승

대구해송 2019. 7. 28. 19:35



거짓말의 시를 쓰면서 / 정호승

 

 

 

창 밖에 기대어 흰 눈을 바라보며

얼마나 거짓말을 잘할 수 있었으면

시로써 거짓말을 다할 수 있을까.

 

거짓말을 통하여 진실에 이르는

거짓말의 시를 쓸 수 있을까.

 

거짓말의 시를 읽고 겨울밤에는

그 누가 홀로 울 수 있을까.

 

밤이 내리고 눈이 내려도

단 한 번의 참회도 사랑도 없이

얼마나 속이는 일이 즐거웠으면

품팔이하는 거짓말의 시인이 될 수 있을까.

 

생활은 시보다 더 진실하고

시는 삶보다 더 진하다는데

밥이 될 수 없는 거짓말의 시를 쓰면서

어떻게 살아 있기를 바라며

어떻게 한 사람의

희망이길 바랄 수 있을까.

    


(Memories & Dreams - Guido Negrasz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