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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 김현승

대구해송 2019. 5. 12. 19:32



순수 / 김현승

 

 

 

만일 이 강물과 저 평야와 산들이

모두 금은보석으로 만들어졌다면,

그 때는 한 줌의 흙을 얻기 위하여

사람들은 오늘과 같이 싸웠을 것이다.

 

만일 이 거리와 저 마을들이

모두 화려한 주랑으로 두른 궁전이었다면,

그제는 한 작은 오막살이를 위하여

저녁 노을은 더욱 아름답게 저 언덕에서 빛났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저 별 위에 깃드는 사람들이라면,

이처럼 산만한 우리들의 지구도

거기서는 진주보다도 견고하게 빛났을 것이다.

 

가치란 무엇인가,

결핍에서 오는 것인가?

 

순수란,

자기의 처지와 동포의 문제를

한 줌의 흙을 사랑하듯,

 

씨를 뿌리며

꽃나무를 가꾸는 마음



(Serenity - Pat Clemence)


 

       


 

김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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