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동지 다음날 / 전 동균

대구해송 2017. 12. 23. 05:46

               

      동지 다음날 / 전 동균 1 누가 다녀갔는지, 이른 아침 눈 위에 찍혀 있는 낯선 발자국 길 잘못 든 날짐승 같기도 하고 바람이 지나간 흔적 같기도 한 그 발자국은 뒷마당을 조심조심 가로질러 와 문 앞에서 한참 서성대다 어디론가 문득 사라졌다 2 어머니 떠나가신 뒤, 몇 해 동안 풋감 하나 열지 않는 감나무 위로 처음 보는 얼굴의 하늘이 지나가고 있다 죽음이 삶을 부르듯 낮고 고요하게 ㅡ 어디 아픈 데는 없는가? ㅡ 밥은 굶지 않는가? ㅡ 아이들은 잘 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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