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따뜻한 슬픔 /홍성란

대구해송 2017. 11. 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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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ga Smirnova, Principal dancer Bolshoi Ballet /NYC Dance Project  **Illumination /Secret Garden

 



                                    

따뜻한 슬픔

 

홍성란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여윈 네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고 싶은 맘 접어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 밤 빈 가지 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 네가 그립다  눈에게만 고하는 것
끝내, 사랑한다는 말 따윈 끝끝내 참아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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