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없는 집 / 유영호
현관을 들어서니
졸던 전등이 눈을 뜨다가
이내 감아버린다
어두운 거실에 서서
뭘 해야 하나 생각한다
부모님이 소천하시고
아이들은 제짝을 찾아가
부부만 달랑 남았는데
아내마저 집을 비우니
난 길 잃은 아이가 된다
퇴근해서 들어오면
아내가 차려준 밥을 먹고
거실에서 안방에서
서로 따로 놀았지만
곁에 있어서 아늑했는데
보지도 않는 티비를 켜놓고
아내가 준비해놓고 간
밥과 반찬으로 저녁을 먹는데
왁자지껄한 연속극소리가
아내의 빈 의자에 와서 앉는다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풍에 부치는 노래 / 노천명 (0) | 2017.10.26 |
---|---|
순간 / 문정희 (0) | 2017.10.25 |
눈물 / 소산,문 재학 (0) | 2017.10.23 |
시월 / 황동규 (0) | 2017.10.22 |
가을노래 / 차성우 (0) | 2017.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