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되어 / 김홍래
한 점 바람 없이 무덥기만 하고
마른날이면 소리 없이 내리는
비가 되고 싶어요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
뿌옇게 흙먼지 날리는 황톳길을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의
마른 어깨를 흠뻑 적셔줄
비가 되어 내리고 싶어요
비가 되어
저 수북한 들풀들을 흥건히 적시고
모난 돌맹이들 촘촘한 모래알들
보듬으며 오래 흘러갈 수 있는
강물이 될 수 있다면
그래서
그대의 젖은 가슴을 만져볼 수 있다면
비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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