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조그만 사랑노래 / 황동규

대구해송 2017. 4. 23. 21:55

조그만 사랑노래 /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송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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