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부자 화백
눈물은 왜 짠가...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로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숫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 어머니는 주인 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 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다가와 성냥갑 만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 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
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IMAGE & MUSIC from BONGYEE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자 / 장석주 (0) | 2017.02.05 |
---|---|
어느 노인의 유언장 (0) | 2017.01.22 |
낙엽 / 이생진 (0) | 2016.12.17 |
사랑하는 사람이 주는 삶 (0) | 2016.11.28 |
늦가을 / 주응규 (0) | 2016.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