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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이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대구해송 2016. 3. 31. 09:31

정말로 똑똑하고 유능한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서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명문대학을 나왔는데도 기업에서 고위 간부로 승진하지 못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 인물도 좋고 학벌도 괜찮은데 왜 비슷한 실력의 미국 사람보다 밀리는지. 인종 차별이라고 얘기하면 할 말이 없지만 몇 가지만 고치면 능력만큼 대접을 받을 수 있기에 몇 자 적어본다.

문제의 원인은 아시아권의 전통이나 문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비단 한국사람만이 아니고 아시아계가 대체로 제 대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릴적 밥상머리에서부터 말을 많이 하면 꾸지람을 들었고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건방지다는 야단을 맞은 게 아시아 사람들이다. 그런 전통을 깨뜨리고 나와야만 미국 사회에서 실력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통계를 보자. 좀 낡았지만 2000년 미국 인구 2억8천1백40만 명중 아시아계는 4.2%인 1천1백90만 명이다. 최근 들어서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50년에 2천만 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런데 기업 간부 중 아시아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떤가. 포천지 선정 5백대 기업의 간부중 남자는 1%, 여자는 고작해야 0.29% 뿐이다. 인구 비율보다 훨씬 낮다. 그들의 능력이나 학벌만으로 보면 인구 비율보다 높아야 한다. 25세 이상의 아시아계중 대졸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무려 44%다. 단연 최고의 학력을 보유한 인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구 비율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간부로 선임될 법하건만 실제는 딴 판이다.

아시아계이기 때문에 숙명적으로 갖게 되는 그 어떤 속성, 그것이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의 재계 뉴스를 추적하는 크레인스 (Crane’s) 라는 잡지에 소개된 엘리자베스 최의 경험을 보자.
그녀는 컨설텅회사인 딜로이트 앤드 투시의 파트너다. 좋은 회사에서 파트너 자리에 올랐으니 대단하다. 그녀의 기억이 이 잡지에 잘 실려 있다. 그녀는 부모한테서 조직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윗사람에게 반대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다. 회의나 면담 중에서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듣고 조신하게 처신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자세 때문인지. 그녀와 상담한 고객은 언젠가 그녀의 보스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그녀가 아무 말 안하는 것을 보니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나 봐요”

얌전하고 상대방을 존경하고. 소중한 가치이지만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자신을 효과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 그래서 자신보다 못한 동료들이 추월하고 앞서나간다. 최소한 미국에서는 그렇다. 이곳에서 성공하려면 그런 관습을 깨치고 나와야 한다. 몇 가지를 제언한다. 기업세계에서 성공하려는 사람만이 아니고 학교에서 리더가 되려는 학생들도 생각해봄직한 조언이 될 것이다.

1. 네트워킹을 잘 하라.

능력은 성공의 기본이다. 그 외에 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어 가는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다. 자신의 일만 묵묵히 잘하면 그대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2 . 말을 자주 하라

한국 사람들과 미국 사람들의 가장 큰 차이는 잡스런 얘기를 하는 기술이다. 영어 단어에 “Schmooze”라는 말이 있다. 허접쓰레기 같은 쓸데없는 얘기를 의미한다. 미국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간에 우리가 보기엔 하찮은 주제로 잘도 떠든다. 워낙 재미있고 때로는 진지하게 얘기하기에 뭔가 의미 있는 주제로 떠드는가 보다고 다가가면 자기들이 키우는 애완견이나 동네에서 있었던 잡일로 오랫동안 얘기하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아시아 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정말 시시한 얘기들이다.

미국에서 침묵은 금이 아니다. 침묵은 무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태어나진 않았지만 오래 살아 영어가 능통한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시아계는 영어가 달릴 것이라는 생각하곤 한다.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입을 꼭 다물고 있어 보라.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Schmooze. 정말 중요한 말이다.

3. 자신을 선전하라.

겸손은 소중한 가치이지만 기업세계에서 제대로 대접받으려면 자신을 적당하게 홍보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보다 못한 동료들이 앞서나가는 일만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까불 필요까지는 없지만 적절하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을 알리는 게 필요하다.

4.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봐라.

아시아에선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존경하는 척하기 위해 가끔 눈을 내려 깔거나 아예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미국에선 통하지 않는다. 정직하지 못하다거나 교활하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5. 함부로 사과하지 말라.

사과(Apology). 좋은 말이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 먼저 사과하는 게 좋다는 교육을 받아왔을 것이다. 이곳에선 곤란하다. 사과는 곧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원하는 일을 이루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미국회사에 취직한 아시아계는 가끔 이런 조언을 듣는다. 절대로 절대로 사과하지 말라.

성공과 실패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는 나라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최소한 능력만큼은 대접받아야 한다. 유교적 전통이 몸에 배인 아시아계가 자신의 능력만큼 성공하려면 사소한 것 같지만 위에 적은 팁은 꼭 새겨야 한다.

<고광철 / 한국경제신문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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