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nie Tyler (보니 타일러)
모든 사람들은 기나긴 인생을 항해하면서 좋든 싫든 호사다마(好事多魔)와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순간을 맞는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못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이것을 슬기롭고 현명하게 대처해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절호의 기회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It's a heartache"와 "Total eclipse of the heart", "Holding out for a hero"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꾸준한 리퀘스트를 받는 힘있고 멜로 드라마틱한 음색으로 여성 록 싱어 보니 타일러(Bonnie Tyler)는 자신에게 주어진 불리한 여건을 자신만의 장점으로 승화시킨 불사조 같은 인물이다. 그룹 스모키의 리드 보컬 크리스 놀만(Chris Norman)이 독감 후유증으로 성대에 이상이 생겨 허스키한 목소리를 갖게 된 경우라면, 보니 타일러는 1970년대 중반 목에 생긴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이후 허스키한 음색을 소유하게 된 보니 타일러 경우로,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Bette Davis eyes"로 유명한 킴 칸스(Kim Carnes)와 함께 대표적인 '여성판 로드 스튜어트'로서 당대를 풍미했다.
1953년 6월 8일 영국 연방인 웨일즈에서 게이너 홉킨스(Gaynor Hopkins)라는 본명으로 태어난 보니 타일러의 집안은 부모님과 여섯 명의 자녀로 이루어진 대가족이었다. 홉킨스 가족에게 있어서 음악은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고, 어린 보니 타일러는 그당시 사랑받던 모타운 레코드사의 곡들과 그녀에게 큰 영향을 준 두 명을 여성 아티스트, 즉 티나 터너(Tina Turner)와 제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의 곡들을 들으며 자랐다.
그녀의 음악은 1970년대와 1980년대가 확연하게 구별된다. 1970년 탤런트 콘테스트에 입상한 후 로컬 클럽에서 노래를 부른 그녀는 한때 소울 밴드 멈블즈(Mumbles)에서 간판스타로 활동하며 무대명을 보니 타일러로 개명한다. 1976년 목 수술을 받은 후 더욱더 풍성해지고 허스키해진 그녀의 목소리는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로니 스캇(Ronnie Scott)과 스티브 울프(Steve Wolfe)에게 어필했고, 그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된다.
보니 타일러는 1977년 데뷔 앨범 [The World Starts Tonight]을 발표하여 앨범 수록곡 "Lost In France"를 히트시키며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1978년에는 [It's A Heartache]를 발표하여 인기를 얻었는데, 특히 "It's A Heartache"는 영국 차트 4위를 비롯해 대부분의 유럽에서 넘버 1을 차지하며 600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에서는 빌보드 싱글 차트 5위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다. 이 곡은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녀는 그 이듬해인 1979년 동경에서 열린 제10회 야마하 국제 가요제에서 로니 스캇과 스티브 울프의 곡인 "Sitting on the Edge of the Ocean"으로 대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팝 가수로서의 입지를 굳힌다.
이후 전자 음원이 없는 포크와 컨트리 성향의 음반을 공개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1982년에 음반사를 RCA에서 콜롬비아(CBS Records)로 옮겨 회심의 역작을 구상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
"It's a heartache"로 대표되는 어쿠스틱 스타일이 두드러진 성인 취향의 팝이 그녀의 1970년대를 정의했다면, 미트 로프(Meat Loaf)의 음반 제작으로 유명한 작곡자 겸 제작자인 짐 스타인만(Jim Steinman)과 손잡은 1980년대 이후부터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페라 형식의 웅장하고 화려한 곡들이 그녀의 후반기를 책임졌다.
1983년 세상에 공개된 [Faster Than The Speed Of Night]은 보니 타일러에게 새로운 음악 인생을 열어 준 걸작 앨범이다. 최고 기량이 발휘된 곡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짐 스타인만의 작품인 그녀의 대표곡 "Total eclipse of the heart"는 1983년 10월 무려 4주 동안이나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유럽에서도 인기를 얻어 앨범 [Faster Than The Speed Of Night]를 UK 차트 톱에 등극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뒤이어 후속곡 "Take me back"도 46위를 기록하면서 1984년에 거행된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가장 유력한 여자 가수상 후보로 예견되었으나 그녀는 "Flashdance.....what a feeling"의 주인공 아이린 카라(Irene Cara)에게 영광의 트로피를 양보했다.
"Total eclipse of the heart"가 한 달 동안 싱글 차트 1위를 지키고 있을 때 바로 그 밑에서 3주간이나 2위를 지킨 노래도 짐 스타인만이 작곡하고 프로듀싱 한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의 "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이었다. 그 정도로 당시 짐 스타인만의 명성은 하늘을 찌를 만큼 기세가 등등했다.
1984년 같은 웨일즈 출신 가수인 쉐이킨 스티븐즈(Shakin' Stevens)와 "A Rockin' Good Way"를 발표한다. 그녀의 매력적인 보컬 스타일은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음악도 완벽하게 소화해내 1984년 미 전역을 춤바다의 물결로 침몰시킨 영화 <Footloose>사운드트랙에는 강력한 보컬과 드럼 연주가 휘몰아치는 "Holding Out For A Hero"가 수록되어 그녀의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시켜 주었다. 이 곡은 미국차트 34위, 영국차트 2위에 오르는 힛트를 기록했다. 또한 1920년대 SF 영화를 복원해 1984년에 재개봉한 영화 <Metropolis>에서는 조르지오 모르더(Giorgio Morder)가 작곡한 테마곡 "Here She Comes(76위)"를 녹음하여 그래미 베스트 여자 록 보컬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1986년 짐과 함께 작업하며 앨범 [Secret Dreams & Forbidden Fire]을 발매한 그녀는 다시 한번 도약을 시도했지만 3년 전과 같은 센세이셔널한 결과를 재현하는데는 실패했다. 이전의 앨범 [Faster Than The Speed Of Night]처럼 짐 스타인만 식의 장대한 스케일이 반복되었으며 대부분 곡들의 길이도 5분대를 훌쩍 뛰어 넘었기 때문에 싱글로 커트 하기엔 약간 무리가 따랐다. 팝 메탈의 기폭제 역할을 한 본 조비(Bon Jovi)의 "You give love a bad name"(1986년 11월 1위)과 비슷한 멜로디를 가진 "If you were a woman (And I was a man)"만이 1986년 77위를 끝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 곡은 1990년대 초반에 국내 자동차 광고의 배경 음악으로 쓰인바 있어 우리 귀에 그다지 낯설지 않다.
1970년대 후반 "It's a heartache"의 대대적인 인기로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 가요제에도 참가해 그 특유의 거친 허스키 음색을 직접 들려준 이 금발의 미녀는 천재 아티스트 마이크 올드필드(Mike Oldfield)의 1987년 음반 [Islands]에 게스트 보컬로 초청되어 그녀만의 보컬 전율을 다시 한번 과시하기도 했다.
작곡가 데스몬드 차일드(Desmond Child)의 프로듀싱으로 1988년 [Hide Your Heart]를 발표하고, 같은 해 조지 마틴(George Martin)의 레코딩 작업에 참여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이후 약 2년간 레코딩 업계에서 휴식을 취한 보니는 독일 레이블 한사(Hansa)와 계약하고 1991년 [Bitterblue]를 발표하여 북유럽지역에서 히트를 거둔다. 이어 1992년 [Angel Heart]를 발표하여 성공을 이어간 보니 타일러는 1993년 [Silhouette In Red]를 발표하여 ECHO Awards에서 베스트 여성 보컬리스트상을 수상한다. 2003년엔 Kareen Antonn과 듀엣으로 부른 "Total Eclipse of the Heart"의 불어버젼곡인 "Si Demain"로 프랑스, 벨기에, 폴란드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전세계적으로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공을 거둔다. 1995년에는 여성 댄스 팝 가수 니키 프렌치(Nicki French)가 "Total eclipse of the heart"를 댄스 스타일로 커버해 다시 한번 싱글 차트 2위의 자리에 올려놓음으로써 이 곡이 전천후 명곡임을 재확인시켰다.
1996년 그녀는 아틀랜틱 레코드사에서 [Free Spirit]를 발표하였으나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하였다.
이후 보니 타일러는 꾸준하게 신보를 발표했지만 그 작품들은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한 채 금새 잊혀졌다. 하지만 "It's a heartache"와 "Total eclipse of the heart"의 메아리는 아직까지 우리의 뇌리에 남아 그녀의 노래들처럼 격정적인 환희와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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