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nters (카펜터스)
코네티컷 주의 뉴 헤이븐에서 태어났으나 로스엔젤리스 교외의 다우니 구역에서 뿌리내리며 활동을 계속해 <롤링 스톤>지로부터 다우니 듀오(Downey Duo)라는 별칭을 얻은 카펜터 남매.
스탠다드 팝으로 70년대를 투명하게 수놓았던 남매 듀엣 카펜터즈는 여동생 카렌의 애조띤 목소리로 팬들의 가슴을 사로잡았다.
1945년생 리처드 카펜터는 12살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가족 전체가 다우니로 이사온 뒤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에 다니면서 대중 음악 이론을 전공했다.
5살 연하인 여동생 카렌 역시 고교 시절 피아노와 노래에 열중했지만 동시에 드럼에 매혹되어 스틱을 잡고 드럼 주자를 꿈꾸기도 했다.
1965년 카렌의 나이 15살 때 카펜터 남매는 친구 웨스 제이콥스를 끌어들여 재즈 트리오를 결성, 할리우드에서 개최된 밴드 콘테스트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해 RCA레코드사 직원인 닐리 플럼브의 눈에 띄었고 곧바로 그 회사와 레코딩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싱글 두 장을 녹음했으나 회사측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그 곡들은 발표되지 않았고 아티스트 명부에서도 제외되는 수모를 겪는다. 제이콥스가 줄리어드에서 공부하기 위해 그룹을 떠나게 되자 리처드 카펜터는 다시 6인조 그룹 스펙트럼(Spectrum)을 조직하여 레코드 제작을 위한 '데모 테이프'를 만들지만 그것은 번번이 거절당했고 그룹도 해산될 위기에 처한다.
비운은 계속되었지만 리처드는 자신의 재능을 확신했고, 다시 만든 데모 테이프를 거절한 A&M레코드사로부터 비록 스펙트럼은 퇴짜맞았지만 두 남매만은 구제되는 행운을 얻는다. 이때 그들을 픽업한 인물이 '이 녀석이 너와 사랑에 빠졌어(This guy's in love with you)' '상승(Rise)' 등의 빅 히트곡을 낸, 그 유명한 트럼펫 주자이며 제리 모스와 함께 A&M의 공동 소유주인 허브 앨퍼트(Herb Alpert)였다.
이리하여 '다우니 듀오'는 첫 앨범 선사(Offerings)와 싱글 '승차권'을 냈지만 만족할 만한 실적을 거두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거물 작곡가인 버트 바카라(Burt Bacharach)가 제리 모스를 찾아와 라디오에서 누군가의 '승차권'을 들었는데 무척 좋다고 얘기했고 그에 따라 리처드는 버트의 요청으로 오래 전 팝송을 재편곡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여기서 찾아낸 곡이 대형 여가수 디온 워윅(Dionne Warwick)이 레코딩했으나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 '내게 가까이(They long to be-close to you)'였다. 이 곡은 카렌의 목소리에 실려 전미 싱글 차트 1위를 거머쥐었고 이후 발표한 싱글마다 차트 상위권으로 치솟는 '히트 제조기'로서 화려한 다우니 듀오 시대가 펼쳐진다.
1971년 카펜터스(Carpenters) 1972년 너를 위한 노래(A Song For You) 1973년 때때로(Now And Then)1975년 경계선(Horizon)등의 앨범은 보통 서너 곡씩 히트 싱글이 터져 나왔고 1974년에 내놓은 싱글 모음집 <The Singles 1969-74>의 경우는 지금까지 9백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잘 팔린 앨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들 노래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솟아 '세상의 꼭대기'는 여러 가수가 서로 번안 가요로 내놓았으며 카렌의 목소리를 닮은 국내 가수 이성애가 인기 가수로 각광받기도 했다. 본고장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들 '잠발라야(Jambalaya)', '가장무도회(This masquerade)'가 국내에서는 열렬히 애청될 정도였다.
호사다마라고, 성공적인 질주 속에 카렌 카펜터는 과도한 식이요법에 따른 신경성 식욕부전증을 앓게 되었다. 선천적으로 남성에 대한 두려움이 강했던 그녀는 그 공포심을 없애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했고 한때는 85kg까지 체중이 불어 이후 먹기를 두려워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이어트에 열중한 나머지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 부족으로 심한 경우 목숨마저 앗아가는 일종의 노이로제성 질환인 식욕부전증은 그녀의 불우한 사생활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카렌은 1980년 부동산업자인 토마스 배리스와 결혼했지만 2년만에 이혼하고 말았다(불행한 결혼 생활을 예고라고 하듯 카펜터스 시절 그녀가 부른 노래는 대다수가 '보답 받지 못한 사랑'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결혼 실패와 더불어 1970년대 말 기습적으로 찾아든 인기 퇴조는 그녀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넣었다. 일반적으로 보아 그녀는 결코 살찐 체질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먹기 거부를 지속했다.
비평가들이 더러 그녀의 식욕부전증을 중산층병으로 내리 깎으며 '중산층의 고통', '자기 중심의 사고가 팽배한 긴장과 갈등의 1970년대 정서가 낳은 대표적 희생자'로 이들에 대해 결론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81년, 4년 만에 카펜터스는 앨범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를 내놓고 재기에 나서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카렌은 1983년 2월 4일 자택에서 식욕부전증에 대한 거식증으로 급작스레 사망했다. 그것으로 카펜터스의 '어제여 다시 한번' 노력도 끝을 맺었고 다우니 듀오 스토리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카렌의 죽음은 노출시키고 신중하게 대처했더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어처구니없는 비극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고와 행위를 자기 세계에 가둠으로써 잉태시킨, 뜻있는 죽음이 못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1989년 신시아 깁이 주연한 TV 영화 <카렌 카펜터 스토리>도 만들어지고 히트곡집 앨범 어제 뿐(Only Yesterday)>이 발매되는 등 카펜터스의 부활은 계속되어 있다. 얼터너티브 록 뮤지션들에 의한 내가 카펜터라면 으로 그들은 또다시 재평가의 기회를 잡은 상태다. 그러나 찬사가 카펜터스가 아닌 그 앨범에 참여한 후배 록 그룹에 돌아가는 기미가 보여주듯 비평계의 시각은 쉽게 호전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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