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일까
차 배 형
달빛에 사각사각 부서지는 서릿발
헐벗은 삭풍에 떠밀려 떠나온 벌거숭이 인생
야윈 그림자 쫒으며 숨가삐 달려 왔건만
빈 들판엔 찬바람만 몰아쳐가고 없어라.
속절없이 멀어지는 청춘의 푸른 하늘
붉은 꽃잎이 쓸려가는 한적한 산모퉁이
낙엽 사그라드는 길가에 앉아 고개 숙인 아이
못다 자란 풀 한포기 흩어지는 낙엽도 사랑해야지.
바람은 몹시도 차가워지고 날은 어두운데
달빛에 눈물 훔치며 들판을 홀로 가는 사람들
벌렁대는 심장이 멈출 것 같은 아린 가슴 달래며
한 생을 달려온 인생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쯤 왔을까, 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아무도 보이지 않는 갈림길에 서성대는 나그네
차마 이 길이 아니었으면 그대 얼마나 좋으랴
바람만이 스쳐가는 길가에 다시 또 봄은 오려나.
조아람 --- 님은 먼곳에.하얀나비(전자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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