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의 커피에서
차가운 회오리바람이 분다
얼마 전만 해도 뜨거운 바람으로
심장을 데일 것 같았는데
언제까지나
온대 기류 속에 안주해
따뜻함으로 아늑한 기분이
마약처럼 몸속에 스며들어
한없이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
무슨 연유에서 인지
한발 삐끗 수렁에 빠졌다
허우적거리다 정신을 차렸더니
단풍이 드는 계절이 오고
눈 내리는 계절이 와버렸다
그러하더라도 꽃피고
새 노래하는 아름다운 계절이 오면
다시 따뜻해지려니 했는데
그 시간은 다시 오지 않았다
입술에 닿는 커피는 식고
커피잔 속에서는 토네이도 같은
회오리바람이
서릿발처럼 차갑게 소용돌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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