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한잔의 커피에서 / 도지현

대구해송 2024. 6. 29. 21:33

 

한잔의 커피에서

 

차가운 회오리바람이 분다

얼마 전만 해도 뜨거운 바람으로

심장을 데일 것 같았는데

 

언제까지나

온대 기류 속에 안주해

따뜻함으로 아늑한 기분이

마약처럼 몸속에 스며들어

한없이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

무슨 연유에서 인지

한발 삐끗 수렁에 빠졌다

 

허우적거리다 정신을 차렸더니

단풍이 드는 계절이 오고

눈 내리는 계절이 와버렸다

 

그러하더라도 꽃피고

새 노래하는 아름다운 계절이 오면

다시 따뜻해지려니 했는데

 

그 시간은 다시 오지 않았다

 

입술에 닿는 커피는 식고

커피잔 속에서는 토네이도 같은

회오리바람이

서릿발처럼 차갑게 소용돌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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