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잊고 살려고 해 / 임은숙
네가 내게 했던 말들과
내가 네게 보였던 미소
그리고
낮과 밤이 엇갈리는 경계에서
무리 지어 몰려다니던 하얀 꿈들과
새벽이슬의 반짝임을
다 잊고 살려고 해
슬프지 않은 가을이 없듯이
아프지 않은 사랑이 있을까마는
떠나고 싶은 계절과
머물고 싶은 사랑 사이에서
두 번 다시
너로 하여 웃지 않고
너로 하여 울지 않을 거야
그 숱한 날들의 회색빛 사연들과
깊어갈수록 아파야만 하는
슬픈 사랑의 줄다리기
이제 다 잊고 살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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