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나의 저녁 / 허수경

대구해송 2018. 10. 28. 21:46


나의 저녁 / 허수경

 

 

 

스며든다

당신

이 저녁 창에 앉아 길을 보는 나에게

먼 햇살

가까운 햇살

당신의 온 생애를 다하여

지금

나에게 스며든다.


그리움과의 거친 전쟁을 멈추고

스며드는 당신에게 나 또한

스며든다

스며드는가

다 저녁 때

나의 생애가 당신에게 스며드는가


어느 절명의 그리움

그리움 속에 나

순하게 깃들어

어느 스러지는 저녁에 태어나는 아가들

그 착한 울음 가득하다

내 저녁.

 



(Decadence - Guido Negrasz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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